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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Jan 27. 2022

몽글몽글해지는 영화 한 편

허니와 클로버

예전부터 이 영화에 대하여 수없이 들어와서 계속 봐야지 하고 생각만 했다가, 이번에 이 영화로 일본어를 숙달하고자 시청하게 되었다. 오늘 이야기할 영화는 바로 '허니와 클로버'라는 일본 영화다. 

만화를 연작으로 하고, 만화영화, 실사 영화, 드라마까지 나올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 만화 그림체를 보는데 감성과 캐스팅이 너무 찰떡같아서 만화도 기회가 되면 보고 싶다. 


하구미(아오이 유우)가 등장하는 첫 장면은 강렬했다. 자기 키보다 훨씬 큰 캔버스 앞에 팔 길이만큼 긴 브러시를 들고 네온 핑크 물감을 신들린 듯이 칠한다. 헝클어진 긴 곱슬머리, 헤드폰을 끼고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는 더없이 신비로우면서도 마치 요정이 내려와서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 다케모토(사쿠라이 쇼)는 그런 그녀를 보고 첫눈에 반해버린다. 


영화는 미대생들의 청춘 라이프를 풋풋하고 사랑스럽게 그려내는 메인 구성을 가지고 있다. 그 안에서 서로 짝사랑을 하면서, 본인의 꿈을 향해 매진하는 미대생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주인공 하구미(아오이 유우)는 그중 아주 재능이 많은 미대생 장학생인데, 살짝 핀트가 나간 것처럼 몽환적인 캐릭터다. 다케모토는 그런 하구미에게 사랑에 빠지고 혼자 짝사랑을 하면서 힘들어하다가, 마지막에는 용기를 내서 고백에 성공한다. 


사실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아오이 유우 보기라고 할 정도로 하오이 유우가 너무 사랑스럽게 나온다. 성인이 되어 누군가를 바라보며 아무 사심 없이 이렇게 순수하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있을까? 내 기억 속에는 없는 것 같다. 그녀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캐릭터 때문에 미워할 수가 없다. 


이런 괴상하게 생긴 헤드폰도 아오이 유우는 찰떡같이 소화해낸다. 사실 그녀가 입고 나오는 옷들도 웬만한 사람들이 소화하기 힘든 디자인과 색감이다. 


하구미가 이렇게 웃어 보일 때는 상대방을 무장해제시켜버린다. 개인적으로 하구미와 아유미가 만나서 푸른 언덕 위에서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는 장면이 가장 좋았다. 배경과 등장인물, 대화까지 현실에 없을 것 같이 아름답고 순수한 그 자체로 예술이다. 


그다음으로는 대학 친구들끼리 즉흥적으로 바다로 떠나서 다 같이 바다를 바라보며 청춘을 예찬하는 장면이 참 좋았다. 서로 같은 곳을 목표로 해서 열심히 달려가고, 서로 힘이 되어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들은 외친다 '청춘 최고!'라고. 그렇다, 청춘엔 못할 것 없고, 넘어져도 일어나면 된다. 


마지막으로 극 중 하구미가 그린 그림 중 가장 기억에 남고 좋았던 그림이 나온 장면으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초록, 빨강, 노랑, 블루 이렇게 네온 컬러의 강렬한 색감의 조화인데 뭔지 모르게 평온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극 중 그림들을 누가 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한 아티스트일 거라고 추측을 해본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다가 잠시 힐링을 하고 싶을 때, 순수했던 시절로 잠시 돌아가고 싶을 때 보면 너무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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