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올라갔던 1편에 이어 2편에 대한 리뷰를 시작하려고 한다. 오늘 소개할 2부는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그림을 그린 화가들 <순수>라는 주제로 노인호 조향사가 진행했던 강연에 대한 이야기이다. '순수'라는 주제로 어떤 작가들이 소개될까 너무 궁금했었는데, 노인호 조향사는 이 세상을 '순수한 어린아이의 눈'으로 그린 화가들을 만나게 해 주었다.
먼저 노인호 조향사가 향기와 그림을 페어링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가 뉴욕 현대미술관 모마(Museum of Modern Arts)에서 모네의 '수련'을 보는데 딱 두 가지 향기가 떠올랐다고 한다. 수련 향과 청량한 향. 그리고 그가 진행했던 미술 도슨트를 어떻게 하면 더 흥미롭게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한다. 그렇게 그는 향과 미술을 페어링 하는 콘텐츠로 한층 더 다채로운 미술관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첫 번째로 소개된 작가는 바로 유명한 화가 앙리 루소다.
그의 이력은 특이했는데 법률사무소, 지원병, 세관원으로 일했었고 세관원으로 일하면서 취미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정식 미술 교육을 받지 않았던 그의 그림은 기존 원근법이나 인물의 구도를 완전히 파괴했다.
몽환적이면서 동화 같은 루소의 카니발 저녁을 보면 그가 원근법과 기존의 인물 구도를 완전히 무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래서일까, 나는 이 그림을 보면서 동화 같고 신비스러운 느낌이 그런 부분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앙리 루소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다. 그림 속에서 오는 천진난만함과 순수함이 그림 밖까지 표출돼서 보는 사람에게 전파된다. 이 그림은 루소가 파리 식물원에서 그린 그림이라고 하는데, 원숭이와 요소들은 그가 상상해서 그려 넣었다고 한다.
루소의 그림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 '꿈'. 이 그림은 마치 꿈속의 세상을 그대로 캔버스에 옮겨 놓은 것처럼 보인다. 비현실적이고 어쩌면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이 한 공간 간에 집대성돼있다. 색감 또한, 어느 이국적인 열대 나라에 온 것처럼 화려하고 파릇파릇하다. 숨어있는 그림 찾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숨어있는 사자, 코뿔소, 새, 원숭이 등 자세히 보면 하나하나 보이는 재미도 있다.
노인호 조향사는 '꿈'을 보고 위와 같은 향을 조향 했는데 Green, Rosemary, Grapefruit, Vetiver의 조합으로 탄생했다. 시향지의 향을 맡았는데 풀과 흙향이 가득했고, 향을 맡으면서 그림을 보니 마치 그 공간을 좀 더 느낄 수 있어서 아주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렇게 환상적인 그림을 그렸던 앙리 루소는 생전에 그림 1개밖에 팔지 못할 정도로 인정받지 못해서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한다. 하지만, 유일하게 피카소는 그의 그림 실력을 알아봤고, 루소가 죽기 1년 전에 둘은 만나서 서로의 영감을 나누었다고 한다. 피카소는 아직도 그의 그림을 벽에 걸어놓을 정도로 그의 그림을 사랑했다.
두 번째로 소개된 작가는 이번 기회로 처음 알게 된 모지스 할머니다.
시골 농장에 살던 모지스 할머니는 76세부터 그림을 취미로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할머니는 10명의 자녀가 있었는데, 그중 5명이 세상을 먼저 떠나자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자수를 놓았다고 한다. 하지만, 관절염 때문에 붓을 들기 시작했고 시골 풍경 속 그리운 옛날을 추억하는 그림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집가 루이스 칼더가 구멍가게 벽에 걸려있던 그녀의 그림을 보고, 그녀를 찾아가서 그림 10점을 사면서 그녀의 운명은 완전히 바뀌게 된다.
그녀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치 어린아이가 그린 것 같이 순수하고 발랄해서 기분이 좋아진다. 또 굉장히, 요소들이 다양해서 그것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보는 재미가 있고, 크리스마스 엽서가 생각나기도 한다.
아마도 그녀는 죽은 아이들을 생각하며 이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녀의 80번째 생일 때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과 행복한 시골 생활의 모습이 밝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가슴 아프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 중 가장 좋아하는 그림 '빨래걷기'는 언덕 위에 나란히 널려 있는 빨래가 너무 사랑스럽다. 조향사는 이 그림과 함께 세탁 냄새가 나는 리넨 향을 준비했는데, 풀밭 위에 건조된 뽀송한 빨래 냄새를 맡은 순간 나를 이 공간에 데려다주었다.
그녀의 순수한 그림은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까지도 감명시켰고, 그는 어느 날 그녀를 백악관으로 초대해서 원하는 것을 물어봤다고 한다.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피아노를 잘 친다고 들었는데, 나를 위해 피아노를 쳐주겠고?'라고. 그녀는 순수한 마음으로 제일 즐거운 일을 꾸준히 신나게 했던 것이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것이다.
이렇게 향기와 그림 페어링 리뷰를 모두 마쳤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큰 감명을 받았다.
첫 번째로는 좋은 작가들이 사람들에게 희망과 감명을 준 스토리와 작품을 알게 되어 좋았다.
두 번째로는 미술을 시각뿐만이 아니라 오감으로 감상해서 그 작품에 한층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어 좋았다. 마지막 Q&A 세션에서 노인호 조향사는 향기 미술관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고, 그건 아주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과 감명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