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동
소울푸드는 항상 나를 차분하게 만들어줬다. 아침 햇살이 푸르른 나뭇잎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청량한 봄날에는 화사한 원피스를 입고 단골 티 가게로 가서 차를 한 잔 하고 싶어 진다. 스콘은 나의 소울푸드다. 소울푸드가 되는 계기들은 다양하다. 우연히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남들이 알려줘서 찾기도 한다. 소울푸드는 소울메이트의 음식 버전 같다. 소울메이트는 만나면 안다는 말이 있듯이 처음 만났는데도 아주 오래 만난 사람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고 계속해서 보고 싶다. 언젠가부터 힘이 들거나 지칠 때,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 스콘을 찾았다. 그러다 보니 서울에서 이곳저곳을 다니며 스콘 맛집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외국 여행을 많이 다녔던 나는 베이커리에 대한 눈이 높아질 때로 높아졌다. 그래도 스콘이니까 스콘이면 아무래도 좋다. 카페에 스콘을 판다는 것만으로도 갈 의향이 있다.
스콘 하면 떠오르는 몇 군데가 있는데 부암동의 Scoff와 겟썸커피의 스콘이다. 한동안은 매주 갔던 뚝방길 홍차가게의 스콘도 좋다. 카페마다 다 스콘 스타일이 다르다. 퍽퍽한 스콘, 버터가 많이 들어가서 부드러운 스콘, 짭조름한 스콘, 달달한 스콘, 밋밋한 스콘, 거친 스콘, 반들반들한 스콘 등. 사람도 같은 사람 없다고 하지만 스콘도 같은 스콘이 없더라. 내 스콘 취향은 다소 변덕스럽게 바뀌었다. 어떤 날은 달달한 초콜릿 스콘이 생각나지만 어떨 때는 단끼가 싹 빠진 식사용 스콘이 생각난다. 하지만 뉴욕에 살 때 지하철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있던 Alice Tea Cup이라는 찻집이 아직 나의 최애다. 그것 때문에 체중이 급격하게 늘었지만 그 집에 다녀오면 언제나 행복감이 플러스돼서 집으로 향했다.
먹어본 메뉴
딸기 산도
카페라테
스콘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이곳을 안 갈 수가 없었다. 이미 비주얼부터가 합격이다. 심지어 스콘도 종류가 여러 가지고 이렇게 산도 종류도 준비되어있어서 그저 행복할 다름이었다. 사실 이 플레이팅은 보고만 있어도 행복감이 생길 정도였다. 작고 러블리한 가게 안에 스콘 향이 은은하게 풍겨왔다. 그 냄새를 맡고 한참을 멍하니 창밖을 바라봤다. 딸기와 크림 그리고 스콘을 한 번에 포크에 담아서 입으로 가져갔다. 이 세 가지 조합이 있다면 세상 어디든 갈 수 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스콘을 조금 남겼다. 소중한 건 아쉽게 남겨두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면 다음에 다시 올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니까. 하지만 아쉽게도 마디스는 한동안 만날 수 없다고 한다. 내 지출 중에 대부분이 먹는 데 사용될 만큼 먹는 것을 좋아한다. 아무리 재테크를 한다고 해도 카페에 쓰는 돈까지 아끼면 조금 서글퍼질 것 같다. 적어도 스콘만큼은 원 없이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