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예전에 성수동에 잠깐 살았던 적이 있다. 그때와 지금의 성수동의 모습이 많이 다르지만. 예전에는 갈 만한 곳이 서울숲, 밀도, 그리고 뚝떡뿐이었다. 맛집이나 갈만한 카페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런 것 보면 시간 참 빠르다. 내가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세상도 가만히 기다리지 않는다. 세상은 참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런 세상을 보고 있으면 나도 어떤 에너지를 얻는다. 그래서 서울이라는 대도시에 살려고 다들 아등바등하는 것 아닐까? 그 도시 자체에서 오는 에너지와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 때문에. 성수동은 이제 젊은 2030 세대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 되었다. 수많은 카페, 식당, 술집, 샵들이 들어섰고 그런 덕분에 회사들도 상당히 많아졌다.
지금 살고 있는 곳도 성수와 가깝다. 집에서 운동 삼아 걸어갈 수 있을 정도의 거리다. 요즘에는 성수에 갈 일이 많아졌다. 카페를 매우 사랑하는 나로선 지금 신상 카페가 가장 많이 생기는 성수를 찾게 된다. 성수에 있는 카페들은 새로 생겨서 깔끔하고 모던한 분위기의 카페들이 많다. 소소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카페도 있고 대형 카페면서 샵과 함께 들어가 있는 곳들도 많아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참 좋다. Herge 에르제는 내가 찾아서 간 카페는 아니고 우연히 걷다가 발견한 곳. 외관부터 파리지엥 느낌이 폴폴 풍기고 가지런하게 놓인 먹음직스러운 빵들이 나를 안으로 이끌었다. 이때 한창 잠봉뵈르에 꽂혀있을 때라서 잠봉뵈르를 보고 눈을 뗄 수 없었다. 밥을 먹고 나온 터라 우선 크루아상 하나를 사봤다.
먹어본 메뉴
잠봉뵈르
에르제 바로 위에 내가 원래 가려고 했던 카페가 있어서 우선 카페로 향했다. 카페에 가서 한편에 자리를 잡았는데 여기 손님들이 에르제 잠봉뵈르를 먹고 있었다. 그래서 외부 음식 섭취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크루아상을 쓱 꺼냈다. 크루아상과 라테를 함께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크루아상의 결이 하나하나 살아 있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커피 한 잔을 더 마시고 싶었지만 참았다. 사람들이 잠봉뵈르 먹는 모습을 계속 보고 나는 가는 길에 잠봉뵈르를 사 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카페에서 하려던 작업을 모두 마치고 다시 에르제로 향했다. 에르제는 와인, 빵, 샌드위치 등이 준비되어있고 내부가 매우 좁지만 서 있는 자리에서 어떤 것이 있는지 다 확인이 돼서 편리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빵들이 정말 맛있어 보여서 눈이 즐겁다. 잠봉뵈르를 테이크 아웃해서 집에 가서 엄마와 함께 아침으로 먹었는데 엄마가 너무 맛있다고 어디 빵집이냐고 물었다. 내가 선택한 곳이 좋은 반응을 보이면 기분이 좋다.
에르제의 잠봉뵈르는 먹는 순간 내가 파리지엥이 되는 기분을 들게 해 줬다. 겉의 바게트는 단단하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났고 안에 들어간 두꺼운 버터와 잔뜩 든 햄은 서로를 보완해주며 입안에서 어우러졌다. 엄마와 반 씩 나눠 먹었는데 양도 딱 적당했다. 오늘도 우연히 좋은 곳을 발견했다. 에르제가 나의 참새 방앗간 리스트에 추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