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광고 화사에 다니던 시절 내가 유일하게 기분 좋았던 시간은 오후에 갖는 커피 타임이었다. 회사가 청담동에 있어서 청담동에 있는 모든 카페들을 섭렵했었다. 그때 내가 가장 좋아했던 카페가 딱 3곳 있었는데 꼬마커피가 그중 하나였다. 꼬마커피에 들어서면 시크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가면 딱 두 가지 메뉴를 번갈아서 시켰는데 그 메뉴는 아인슈페너와 크림 카푸치노다. 도장 스탬프를 모아서 무료 커피도 몇 번이고 사 먹을 정도로 자주 갔었다. 아인슈페너는 테이크아웃 잔에 크림이 봉긋 솟아올라 있고 시나몬 가루가 올려져서 나온다.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졌다.
점심이 약간 모자랐을 때는 크림 카푸치노, 배가 부를 때는 아인슈페너를 시켰다. 꼬마커피 아인슈페너는 아메리카노 위에 크림이 올라가 있어서 쓴맛과 단맛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아인슈페너를 시키면 스푼을 컵홀더에 꽂아 주는데 그걸로 먼저 크림을 아이스크림처럼 떠먹으면 크림의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꼬마의 크림은 다른 카페와 전혀 다르다. 쫀쫀하고 탄력 있으면서 딱 적당한 단맛을 가지고 있다. 커피와의 발란스도 너무나도 적절하다. 꼬마커피만큼 아인슈페너 잘하는 곳을 아직 본 적이 없다. 나는 크림 한 스푼, 커피 한 입 이렇게 번갈아 먹는 걸 좋아했다. 가끔은 입을 그대로 크림에 가져가서 크림의 촉감을 느껴보는 것도 좋았다. 추운 겨울이 되면 잠시 앉아서 따뜻한 아인슈페너를 마시고 갔었는데 그 머그잔이 너무 귀여워서 나중에 사장님한테 브랜드를 물어봤었다. 따뜻한 아인슈페너는 또 그 만의 매력이 있었다.
먹어본 메뉴
아인슈페너
크림 카푸치노
광고 회사를 다니다 보면 울화통이 터질 때가 참 많았는데 그때마다 꼬마커피를 찾았다. 가서 잠깐의 숨을 돌리면서 아인슈페너 한 잔을 하면 좀 괜찮아졌다. 달콤한 크림 쌉쌀한 커피가 마치 나를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이 또한 지나가리'. 회사에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꼬마커피에 오고 가는 동안에도 바람을 쐬고 걷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 누나와 동생이 함께 운영하는 꼬마커피는 묘하게 둘의 케미가 재미있었다. 카페 분위기와 곳곳에 붙여놓은 스티커와 그림들을 보면 아티스트 같기도 하고 외국에서 오래 살다온 느낌이 났다. 그래서 그런지 더 친숙하기도 하고 대학생 때 생각도 나서 편하게 갔나 보다. 나중에는 여기 소금빵에 푹 빠져서 한동안 하나씩 챙겨 오기도 했다. 이제는 예전보다 가기 힘들어진 나의 안식처 꼬마커피. 청담동에서 아인슈페너가 생각날 때 꼭 다시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