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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Jun 08. 2022

감미로운 봄날, 감성 한 스푼 전시회

어쨌든 사랑

봄의 계절,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날들. 그런 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전시를 만나고 왔다.

오늘 성수 디타워에서 하는 '어쨌든, 사랑'이라는 전시회에 다녀왔다.

봄 타는데 사랑까지 한 스푼 얹어서 아주 달달해진 기분을 한 껏 느꼈다.


삶은 기억으로 존재하는 거야.
나는 그 기억들을 떠올리며 말하곤 해.

이 순간을 사랑했지.
이 순간도 사랑했지.
정말 미친 듯이 사랑했지..

언젠가는 내게 중요했던 것들이 사라질 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시간들을 함께 보낸 거야.

Pablo Raeli

MY whole life exists only because I remeber it.
And I make a rough collage of it and say.

I love it,
love it,
love it madly..

One day,
all the things that have been important to me will
no longer be there. Because we have already lived our precious
time together, and it was beautiful and
mysterious and unforgettable.






성수 디타워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설레는 마음으로 올라갔다. 성수디타워는 처음 방문이라 기대되었다.

북촌과 한남동의 디뮤지엄은 가봤지만 성수 디뮤지엄은 처음. 성수가 핫해지기는 했나 보다.

어쨌든, 사랑의 입장권을 무인 발급기에서 뽑았다. 사전 예약을 해서 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5월 특가 할인 중이었어서 더 저렴하게 구매했다.

Section 1 언플러그드 보이

내가 어렸을 때 즐겨보던 만화가 '천계영'의 만화책 들고 함께 자그마한 도서관 같은 방이 등장했다.

전시의 인트로를 아주 따뜻하게 물들여줬다.

손 때 묻은 만화책들이 더 정감 가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혼자 왔다면 꽤 오랜 시간을 머물렀을 것 같다.


Section 2 블루

어린 시절 풋풋한 장면들을 유쾌한 감성으로 기록하는 지미 마블과 그의 사랑하는 아내이자 포토그래퍼였던 제스 마블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시리즈. 이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몽환적이면서도 어린 시절 순수한 동심세계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어쩌면 어른이 되면 어린이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들 때가 있지 않은가.


청춘들의 가슴 아픈 사랑과 방황을 감성적으로 그린 만화가 이은혜의 대표작 '블루'

아름답고도 슬픈 감성이 가득 느껴지던 블루 만화 영상이 흘러나오던 전시룸.


마가렛 더로우의 사진을 보고 있자면 뭔가 굉장히 사색적이다. 그녀는 깊은 고독 속에서 스스로 치유해 나갔다고 한다. 그녀의 사색하는 시선이 사진에 그대로 나있었다.

트리스탄 홀링스워스 작가는 독특한 색조를 사용해서 사진 작품을 만들어낸다. 초현실적인 느낌까지 드는 사진들에서 잠시나마 여행을 떠나 볼 수 있지 않을까.


Section 3 크레이지 러브 스토리

청춘들의 사적이고 은밀한 순간을 필터 없이 기록한 채드 무어, 끝없는 사랑과 자유의 순간들을 담아낸 테오 고슬린, 그의 연인인 모드 살라드, 사랑의 잔상을 담은 막달레나 워싱카까지. 이 사진들을 너무나도 리얼해서

얼굴이 빨개질 것 만 같다.


Section4 인어공주를 위하여

전시는 계단으로 이동했는데, 조명과 디자인이 예뻐서 한 컷 담아봤다.

가장 마음에 깊이 와닿았던 공간. 넓은 통창 그리고 그 통로에 걸려있는 큰 흑백 사진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작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순간들이 마치 그곳에 나를 데려다줬다.

너무 아름다웠던 연인의 사진.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 아름다운 자연 속 단 둘이 보내는 달콤한 시간.

사랑은 눈 마주침부터 시작된다.


두 번째로 마음에 들어왔던 곳은 바로 이곳. 양지윤 작가가 만든 '그럼에도 랄랄라'라는 작품이다.

행잉 오브제로 따뜻하고 아련한 공간 경험을 선사하는데 정말 몽글몽글해지고 '인어공주' 섹션 콘셉트와도 아주 잘 어울렸다.


Section 5 풀하우스

만화를 읽지는 않았어도 너무나 유명한 '풀하우스'.

두 주인공이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낮잠을 즐기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고 있으니 너무 평화롭고 사랑스럽다.

마음의 손이라 여기는 왼손과 수채 물감으로 프렌치의 낭만과 사랑을 그리는 아티스트 나나 콜치츠카이아의

작품들은 로맨틱한 무드를 한껏 더해준다.

한편에 자리한 니나 콜치츠카이아의 작품들로 가득한 그림의 방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계속 그 공간에

머물며 그림을 보고 싶었다.


Section 6 다정다감

젊은 날의 여행, 모험, 경험들을 필름 영상으로 담아냈다. 35mm 필름이 주는 빈티지한 감성이 잘 살아있어서 나중에 이렇게 촬영을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젊은 날의 자유와 설렘을 담은 파올로 라엘리의 작품은 아름답고 찬란했다. 찬란한 젊음과 청춘 그리고 모험 거침없는 모습을 아름답게 담아냈다.

젊은이들의 초상, 단면, 리얼리티 그리고 반항, 사랑을 그대로 담아낸 파올로. 그만큼 그는 사랑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Section 7 아르미안의 네 딸들

마지막 공간은 델피 카르모나, 루카스 와이어보스키, 테오고슬린의 사진들이 독백과 함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대사와 독백 그리고 사진들을 보다 보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지금 이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신일숙의'아르미안의 네 딸들의 주인공 레 마누의 모습에서 우리는 바로 지금이 내 앞에 놓인 가장 찬란하고 자신감 넘치는 순간임을 확신할 수 있다.


Rooftop

마지막은 루프탑이다. 스토리에 푹 잠겨서 계단을 걸어 올라오면 드 넓은 잔디와 소파들이 준비되어있다.

잠시 휴식하고 바람을 쐬며 스토리를 되짚어보기에 좋다. 또, 스크린에서 헨리 오 헤드의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뮤지엄샵에 준비된 전시회 굿즈들. 이번에는 독특하게 만화가와 포토그래퍼의 큐레이션이니 만큼 다양한 굿즈들이 준비돼있었다. 여기에서 한참 동안 구경 후에 엽서와 노트를 구매했다.

어쨌든, 사랑의 포토부스도 마련되어있다.

우리는 바로 지금이 내 앞에 놓인 가장 찬란하고 자신감 넘치는 순간임을 확신할 수 있다.

어쨌든,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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