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나의 본질에 질문이 생긴다.
지금껏 살아온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나와의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는 그 시간을 피했었다. 시간을 핑계로, 피곤을 핑계로, 일을 핑계로. 나와 대면하는 시간을 만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그냥 묻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점점 곪아간다. 내가 나를 챙기지 않으면 그 누가 나를 챙길까. 내가 나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들어주고 위로해주고 풀고 해야 그것은 해소다 된다. 그 누구도 그것을 대신해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이번 추석에 나와의 시간을 만들었다. 애인과의 약속은 매주 고정으로 잡으면서 나와의 약속을 이렇게 어렵게 잡는다는 것이 슬펐다. 그날 나는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어볼 작정이다. 요즘 고민이 뭔지, 생각이 뭐고 어떤 것들이 나를 행복하고 불행하게 하는지.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또 그것에 대한 느낀 점도 적어보고.
나를 위해 돈을 쓰고 시간을 따로 냈다. 어쩌면 그것이 나를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 이후에는 조금 더 익숙하지 않고 어렵겠지만 대화를 시도할 거다. 그렇게 조금씩 나와의 대화가 원활해질 때까지 천천히. 어쩌면 내 안의 있는 작은 아이가 그 시간을 오래도록 기다렸을지도 모르겠다.
가고 싶었던 숙소를 1박 예약하고 그날은 온전히 나와의 시간으로 가득 채우고 싶다. 지금 내가 느끼는 답답함과 침체감, 무기력함이 이런 셀프 대화를 통해 분명 개선될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