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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그리고 벌스데이

투유

by 로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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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생일을 되도록 기쁘게 축하하는 편이다.

하지만 내 생일은 내게 그저 그런 어제와 크게 다를 것 없는 보통의 하루와 같다.


생각해 보면 나는 나를 축하하지 않는다.

생각해 보면 나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보다

타인을 효과적으로 사랑하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먼저 깨우쳤다.


그래서인지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과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을 무척 선망한다.


말로는 매년 돌아오는 생일이 별거 아닌 일이라 이야기하지만

아마 내심 뜻깊고 싶은 날이 되길 바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오늘은 시작이 달랐다고 볼 수 있겠다.


자정이 곧 넘어서자마자 축하를 받아 본일이 대체 몇 년 만이던가

내가 혼자 있기를 다들 바라지 않는 것인지

함께 있자 이야기해 주는 이들이 있어 마음 무척 고마웠다.


별거 아닌 날이 별거가 된 뜻이 매우 깊은 날


축하를 늘 해줬던 입장이라 받는 것이 너무나도 어색했지만,

오늘이 내 생일이어서 참 오래간만에 마음 버거운 날이었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이라는 느낌이 어떤 기분인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세 번 하늘을 보면 조금은 더 하루가 행복해지지 않겠냐는 이야기에

평소에 잘 보지도 않던 하늘을 힐끔힐끔 아끼어 보았다.


내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순수한 지표에 하늘을 아끼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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