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찬란했던 순간
그토록 눈이 부시게 하얗던 꽃잎은
내가 언제 당신 눈앞에 하얀 꽃이었던가? 이야기하듯
그새 탁하게 변해 마른땅에 떨어진다.
봄에 피는 꽃 중 가장 눈이 부시고 우아하게 피어내지만
떨어질 때 즈음이면,
마치 꽃잎이 아파 떨어지듯 하는 모습이 보기 싫어 목련 나무 밑을 항상 피해 다녔다.
나도 너만큼이나 환하고 아름답게 피었을 때가 있었지
내가 질 때는 부디 하얀 잎으로 떨어졌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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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오리 안에 하얗고 예쁜 목련이 피어 시간이 흘러 늙어가듯 색을 잃고 힘을 잃어 땅에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내 모습 같았다.
나는 부디 힘을 잃어 떨어지지 않기를 바랐다.
이왕 어차피 떨어질 거라면, 색을 잃지 않고 하얗게 떨어지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