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더로 보는 세상
내가 사용하고 있는 카메라는 leica m10 렌즈는 summicron 50mm F2 rigid이다.
50mm는 화각을 의미한다. 화각이란 쉽게 이야기해서 사진의 범위 즉 사이즈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F2는 조리개 최대 개방 수치 F1.2 / F1.4 / F2 / F2.8 / F4 이런 식으로 조리개 개방하는 수치를 이야기한다. 조리개를 개방할수록 빛을 많이 공급받으며 조리개를 조일수록 빛을 적게 공급받는다.
빛을 많이 공급받을수록 셔터스피드 확보에 여유가 있으며, 빛을 적게 공급받을수록 그만큼 셔터스피드 확보가 필요하다.
사진은 때로는 더하기도 해야 하며 때로는 비워내기도 해야 하는 작업의 연속이며, 어느 것을 더하면 어느 부분은 꼭 빼주어야 하며 어느 것을 빼면 어느 것은 또 더해주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빛이 모자라면 조리개를 열거나 셔터스피드를 늘려주거나 iso값을 더 준다거나 하는 방법을 찾아내야만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이는 내 직업과도 매우 유사한데, 에스프레소 세팅 역시 마찬가지다.
긍정적인 산미와 풍부한 단맛 그리고 부정적이지 않은 쓴맛을 세팅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더하고 뺄 수 있어야 한다.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은 확실하게 양보해 주고 강조할 수 있는 부분을 명확하게 강조하는 것
그것이 내 20여 년 간 에스프레소 세팅의 기조였다.
다시 렌즈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 summicron 50mm F2 rigid 렌즈의 최대 단점은 초점거리다.
최소 초점거리가 1미터나 된다. 1미터는 양팔을 벌린 거리 정도라고 볼 수 있는데 사진을 원활하게 찍기 참 애매한 거리라고 볼 수 있다.
테이블 위에 음식 사진은 꿈도 꿀 수 없으며, 맞은편에 앉은 사람조차 초점이 맞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렌즈를 사용하면서 개인적으로는 느끼는 점이 참 많은데, 생각보다 넓은 시야로 사물이나 대상을 바라보고 사진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전에 사용했던 24105g 또는 2470 gm2 같은 렌즈는 줌이 가능한 렌즈여서 내가 찍고 싶은 포인트만 강조해서 찍을 수 있는 편의성은 너무 훌륭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는 내 시야의 폭이 좁아진다는 느낌을 꽤 많이 받아 답답함을 많이 느꼈던 부분이 없지 않다.
사람과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가까이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이 몇 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보게 되면 애써 외면했던 부분과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이 또렷하고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하는 관계라는 초점의 거리가 생긴다.
나이가 무르익어 가니 드는 생각이지만 가끔은 인간관계에서도 약간에 힘을 빼고 거리를 잠시 두어 숨을 고르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꽤나 많이 드는 요즘이다.
섭섭해도 어쩔 수 없는 건 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해 봐야 의미도 없거니와 결국 결과는 달라지지도 않을뿐더러 돌아보면 관계의 지속은 N개월 미만일 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