酷使

사진에도 감정이 담겨있음을

by 로파이

매년 가을이 다가오는 09월부터 겨울을 지나가는 12월까지 정신을 못 차리고 깊은 감정의 늪에 처박혀 산다.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저 가을을 타는 것 이겠거니 나이가 들어 기복이 심해지고 있는 것 이겠거니

유난히 깊고 어두운 23년을 마무리했으며 불안한 24년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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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하며, 정말 말이 안 되는 스케줄을 소화 중이다.


매일 05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외출 준비를 하고

06시 즈음에 집을 나서 버스를 탄다. 3호선 전철역까지 도착해 두 번의 환승을 거친 후 현장까지 걸어간다.

09시 도착해 하루 업무를 시작한다.

19시 퇴근하여 다시 전철역까지 걸어가 두 번의 환승을 거친 후 버스를 갈아타고 집을 향해 걷는다.

22시 가까이 되어 집에 도착해 바로 샤워를 하고 사진을 보정하거나 잔업을 잠시 진행한다.

24시 취침하여 다시 05시에 일어난다.


처음 한 주간은 정말 온몸이 욱신거릴 정도로 컨디션이 안 좋았다. 오랜만의 현장일이라 그런지 서있는 것조차 힘들었던 순간이 어찌나 많았던지 집에 도착하면 한참을 그냥 멍하니 앉아 "이게 맞나?" 하는 생각에 잠겨있을 때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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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당분간 이리 살면 쓸데없는 잡생각은 줄어들겠거니

그래도 당분간 몸을 혹사시키면 잠은 잘 자겠거니

그래도 당분간 하루를 꽉 채워 살 수 있겠거니


몸이 조금 고생하면, 생각 없이 단순하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자발적 혹사 중이다.


새벽과 저녁의 시간은 무척이나 어두워 평균 ISO 값은 높아졌고 그로 인해 사진은 거칠어졌다.

찍을 사진도 마땅히 없지만 그래도 늘 챙겨 다니는 것 보면, 아직 사진까지는 포기하기는 힘든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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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한 달을 세 달을 그리고 여섯 달을 어떻게 버틴 건지 생각해 보면 눈앞이 아득하다.

이 말도 안 되는 오늘의 날을 버텨내 시간이 흘러 돌아보면 분명 기적과도 같은 일, 도우심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던 기적의 날이었을 것이다.


매일 새벽과 늦은 저녁 내게 보여주셨던 기적을 다시 한번 기도하고 또 기대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길을 분명 알려주셨고 도움 주셔 이곳까지 왔음을 너무 잘 알지만


이제는 더 이상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온통 불안감에 사로잡힌 24년의 내 시작은 마음 애석하다.


여호와께서 사람의 걸음을 정하시고 그의 길을 기뻐하시나니 그는 넘어지나 아주 엎드려지지 아니함은 여호와께서 그의 손으로 붙드심이로다 시편 37편 23-2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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