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저는 열한 살입니다.

파인더로 보는 세상

by 로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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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는 마흔두 살이지만

아직 열한 살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했다.


나는 새어머니 밑에서 자랐으며,

내 경험상 새엄마는 절대적으로 계모라는 기준의 생각을 갖고 아직까지 산다.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시절을 지나

아버지를 따라서 새어머니와 함께 낯선 의정부라는 지역에서 동생과 함께 살게 되었다.

나는 열 살. 동생은 여덟 살이었던 시절


빛 한줄기조차 들어오지 않는 반지하방에서 나와 동생은 아주 좁고 긴 방에서 함께 지내야만 했다.


무척이나 어렸던 나와 동생조차도 어깨를 서로 맞대고 잘 수 없는 좁은 방이어서

내 발아래에 동생의 머리가 늘 놓여있었다.


새어머니는 우리에게 밥을 거의 주지 않아 굶는 일은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배고픔을 잊고 살았는데

어느 날 동생은 내게 말했다.


"형 배고파"

- 배고파??


"응"


나는 생각할 겨를 없이 나보다 커다란 냉장고문을 열어 랩에 쌓여 차갑게 식은 밥을

한 움큼 쥐어 동생 입에 체하지 않게 조금씩 넣어주었다.


계모는 저녁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왔다.

냉장고문을 열어보더니 집에 도둑놈에 새끼들이 있다며,

나와 동생 옷을 홀딱 벗겨 때리고는 밖으로 내쫓겼다.


"누구 뱃속에서 태어났길래 애새끼들이 도둑질을 배웠냐?"라는 말을 내게 쏟아냈던

그 계모가 나는 아직도 너무나 생생하다.


세월이 한참 지나서 동생이 그랬다.

"다 잊었어요. 그 일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실은 나는 단 한순간도 잊지 못했다.

나는 올해 마흔두 살이 되었지만 아직도 열한 살의 기억에 갇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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