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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ON Mar 13. 2020

방법이 없어 계속 걸었지만 결국 그게 다였다

암담했다.

대답할 수 없었다.

입을 떼었지만 한숨만이 세어 나왔다.

결국 허탈한 웃음만이 작게 삐져나왔다.


그래,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차라리 내가 바보가 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알아줄 거라 생각했다, 아니 모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도망치고 싶었다.

어디든 떠나고 싶었다.


그렇지만 방법이 없어 그냥 걸었다.

무작정 앞만 보고 걸었다.


어디든 가고 싶었지만 내가 갈 곳은 없었다.

어디에도 연락하고 싶었지만 연락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걸었다.

계속 걸었다.


걷다 보면 조금은 방법이 생길 거라 생각했다.

아니, 조금은 인정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결국 나는 그곳이었고, 정답은 이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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