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아닌 내일을살아야 할까,내일이 아닌 오늘을살아야 할까
나는 내일을 사는 사람이었다.
하고 싶은 것이 생겨도 참고 다음을 위해 기다리고 힘들어도 버티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오늘을 살지 못하는 사람, 그게 나였다.
그것이 정답이라 생각했고 옳은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 길을 따라갔다.
그러다 생각했다.
매일 내일만, 미래만 보며 살아간다면 나의 오늘은 어디에 있지? 나의 지금은 어디로 가는 거지? 나는 지금, 당장 행복한 걸까?
그렇게 문득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행을 떠났다. 멀리, 멀리 떠났다.
모험이었다. 두려웠고 걱정됐다.
늘 생각하던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떠난 것이었으니까. 당장의 행복, 오늘을 위해 떠난 것이었으니까.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떠난 오늘은, 행복했다.
그곳에서는 내일을 걱정하지 않았다. 아니, 할 시간이 없었다. 당장 오늘이 급했으니까.
오늘 뭐 먹지, 오늘 어디에서 자지, 오늘 손빨래를 할까 세탁기를 돌릴까, 오늘에 대한 걱정만이 가득했다.
그리고 막상, 내일은 망가지지 않았다. 오늘에 대한 걱정이 해결되면 내일도 오늘의 걱정으로 채우면 됐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고 나니 행복해졌다.
생각했던 것처럼 미래는 망가지지 않았고 오늘은 오히려 더 행복해졌다.
그렇게 나는 오늘을 사는 법을 배웠고, 내일에 대해서는 조금씩 나에게 맡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오고 나서는, 또 내일에 대한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오늘을 사는 법을 배웠지만, 그만큼 내일에 대한 걱정도 커졌다. 오늘 이만큼 행복하면, 내일은 불행하지 않을까. 내일의 행복을 끌어다 쓰는 것은 아닐까. 나아진 듯 나아지지 않은 오늘과 내일이 반복됐다.
솔직히 내일보다는 오늘을 생각하며 즐기는 삶, 내일이 행복하길 바라며 노력하는 오늘. 무엇이 더 행복한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당장 오늘이 행복하다고 내일이 행복한 것은 아니니까. 살아가야 한다면, 마냥 오늘의 행복을 위해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까.
그래도, 그래도 너무 먼 미래만을 생각하며 지내지 않았으면 한다. 내일을 생각하면서도 오늘을,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지내면 되는 거 아닐까?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나를 위해 살면서 지내다 보면 내일도 미래도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는 오늘을 걱정하며 내일의 고민을 해본다.
오늘을 살자고 다짐하면서도 나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고,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고, 오늘을 괜찮다며 위로한다. 아직도 오늘을 위해 내가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늘 오늘에 대해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