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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ON Nov 05. 2020

꿈을 꾼다.

번쩍, 눈을 떴다.

온몸이 뜨겁고 축축했다.

꼭 새까만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급하게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요 며칠 계속 꿈을 꾼다.

일어나면 꼭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지낸 듯 피곤하고 힘이 든다.


내용도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힘들다는 것뿐.


기억해내고자 머리를 헤집는다.

꿈속의 이야기들은 사람들은 모두 뒤죽박죽이다.

기억해내는 것도 힘들었지만 기억을 해내고 나서도 힘들었다.



겨우 기억해낸 꿈속의 이야기들은,

별일이 아니었다.

아니, 현실에서는 별일이 아닌 일들이었다.



현실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넘겼던 일들이 꿈속에서는 너무나 큰 일들로 다가왔다.

한꺼번에 뭉쳐져 큰 눈덩이처럼 나를 덮쳤다.

도망가도 벗어날 수 없는 수렁처럼 나를 쫓아왔다.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사라지고 싶을 정도로



사실

별일이 아닌 게 아니었던 걸까,

괜찮지 않았던 걸까,

내가 무시한 거였을까,

그저 묻어놓은 거였을까,

모른 척 피하고 있었던 거였을까,


나의 무의식이, 나의 꿈이, 피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남을 위해 괜찮다가 아닌 나를 위해,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어야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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