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드인에서 가장 사랑받은 커리어 글 Top 5
1
난 영어를 진짜 못했다. 커리어 강연에 가면, 영어실력 때문에 해외 진출을 망설이는 분이 있느냐고 묻곤 한다. 그럼 반 이상이 손을 드는데, 내 반응은 늘 똑같다. 여기서 손을 드신 어떤 분도 제가 처음 영국에 왔을 때 보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은 없다고. 그러니 자신감을 가지시라고.
자랑할 일이 아니지만 그렇게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영어를 못했다. 내겐 영어 트라우마이자 자극이 된 사건들이 수도 없이 많다.
1)
대학 때 캐나다에 갔다. 태어나 처음 가 본 영어를 쓰는 나라였다. 맥도널드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어렵사리 더블치즈버거를 주문했는데. 치즈버거 두 개를 받았다. 나를 놀리는게 확실하다고 느꼈다. (느낌이란게 있다.) 화가나서 따지려고 달려들었는데. 영어를 못하니 막상 말을 한 마디도 제대로 못했다. 얼굴만 벌게져서는 계속 외계인 처럼 의성어만 내뱉었다. 분해서 잠을 못잤다.
2)
첫 직장 광고주 중 하나가 마이크로소프트였는데, 당시 선릉 본사가 가까워 자주 갔었다. 하루는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내 나이 정도 되었을까? 세련된 여성 두 분이 같이 탔다. 한 분이 “커피 뭘로 해놓을까?” 하자 다른 한 분이. “어 난 블-랙-” 이라고 하는데. 그 때 그 ‘블래에엨’ 발음을 지금도 잊을수가 없다.
아.. 그 엘레강스한 L발음이라니. 영어 테이프가 아닌 실제 인간세계에서 그런 발음을 들어본 건 처음이었다. 난 그 사람의 외모가 어땠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정말 멋진 사람이었을 거다. 엘리베이터 안에 있던 그들은 나를 신경쓰지도 않았을텐데 괜히 그 순간 영어를 잘 못하는 내 자신이 너무 작게 느껴졌었다.
3)
신혼여행으로 몰디브에 갔다. 사진으로 본 바다보다 더 파랗고 아름다웠다. 그 천국같은 곳에서, 이제 갓 남편이 된 나는 아내에게 세상 제일 멋진 남자이고 싶었다. 그런데 영어를 잘 못하니 실상은 세상 촌스러운 남자였다.
레스토랑 예약도 못해. 리셉션과 간단한 대화도 잘 못해. 필요한 게 있을때 마다. 아내에게 이렇게 말해봐라 저렇게 말해봐라. 통역을 의뢰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아.. 정말 그때는 영어를 잘했으면 했다.
2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수도 없이 인터뷰를 보러다녔다. 영어도 못하는데 비자까지 없었으니, 인터뷰에 갈 때마다 "Can you give me a visa?" 라는 질문을 입에 달고 다녔다. 상대가 그에 대한 대답을 한참 얘기하고나면 잘 알아듣지 못해, "So…. you… mean.. you give me a visa..?"라고 되묻곤 했다.
그 때 그 인터뷰어들의 표정을 여전히 다 기억한다. 인터뷰가 다 끝나고 내가 회의실을 나서자마자, 안에서 깔깔 웃음이 터진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마음이 쓰렸지만 그 순간에도 난 웃고 있었다. 왜냐면 지원자는 리셉션을 지나 건물을 떠날 때 까지 프로페셔널한 모습이어야 한다고 밤새 유튜브를 보며 공부했었으니까...
3
이제는 영어로 강연도 하고, 코칭도 하고, 팟캐스트도 하고, 전 세계에 있는 인재들 채용도 한다. 외국에서 태어나 영어를 계속 써온 분들이 보면 미천할지 모를 영어지만. 영국 회사 대표들도 가르치고, 미국에 있는 세일즈 리더들 교육도 한다.
어떻게 영어 공부를 하냐고 많이 물으신다. 근데 사실 난 영어 공부를 해서 팟캐스트를 하는게 아니고. 팟캐스트를 해야하니까 영어를 공부한거다. 나에게 있어 영어는 영향력 확장의 수단이다. 글로벌 세일즈가 목적이니 영어가 수단이 되어야 함은 당연했다. ‘영어 공부를 어떻게 해야하느냐' 보다 '영어로 무엇을 할 것이냐'가 더 중요한 질문이다.
지금도 매일 영어 공부를 한다. 영어책을 TED강연 하듯이 소리내어 읽는다. 회사의 리더들에게 영향을 주는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어 해온 오랜 습관이다. 이를 통해 문장을 의미단위로 이야기 하는 법을 읽혔다. 의미단위로 읽어지는건 귀에도 들리게 되고 말도 하게 된다. 내가 더커유 멤버들과 진행하는 ‘리드라우드’ 원서 낭독이 바로 그것이다.
4
커리어는 그 단면만 보면 참 보잘 것 없다. 십여년 전 런던 어딘가 인터뷰를 하러다니는 영알못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보면. 비참하고 처참했던 경험이 수도 없다. 그런데 커리어는 길다. 그 단면이 계속 모이면 달라진다. 나는 말 그대로. 100번 넘게 인터뷰를 했다. 그건 내가 100번 넘게 실패를 했다는 말이다.
우리는 어떤 일의 결과만 볼때가 있다. 근데 커리어 성취를 이룬 훌륭한 분들을 만나보면 사실 모두 많은 실패들이 쌓여 그 자리에 이르렀다. 뚜렷한 목적를 가지고 많은 실패를 과정으로 여기는 사람은 언젠가 분명 두각을 나타낸다고 믿는다. 그 동안 엄청난 실력이 쌓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무언가를 이루고자 할 때면, 그 목표를 달성할 때 까지. 100번 실패는 디폴트라고 생각해 보자. 그렇게 하면 얻게 되는 결과는 3가지 중 하나다.
1) 100번 시도 전에 성공하거나, 2) 폭발적으로 성장하거나. 3) 아니면 둘 다 이거나.
당신은 무엇을 위해 영어를 공부하는가? 영어를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우리의 영어는 사실 문제가 아니다. 그 목적에 이르기 위해. 오늘 실패하고 있지 않는, 우리 자신을 경계해야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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