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시간의 흔적

세월이 더 흘러 이마에 주름이 깊어지면,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문득 생각해 본다. 그때는 눈물이 많아질까, 아니면 그리움이 버거워져서 마음이 더 무거워질까.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면, 웃었던 날들이 얼마나 있었는지 되뇌어 본다. 버거운 날이 많았고, 잊고 싶었으나 그럼에도 지나고 나니 다 남아 있었다. 힘들었던 기억도 시간이 흐르면 이상하게 그리움이 된다. 결국 그게 삶이 아닐까 싶다.


지금 창가에 앉아 비가 내리는 걸 보고 있다. 물방울이 유리창을 따라 흘러내리는데, 그 흐르는 빗방울을 쫓다 보니 오래된 기억들이 떠올랐다. 웃었던 시간, 말없이 버티던 날들, 결국 살아냈던 순간들.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남아 있었다.


언젠가 나이가 더 들어 주름진 얼굴로 또 다른 나와 마주 앉게 되면, 그때는 이런 말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참 많은 터널을 지나왔다. 그래도 끝까지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 우리는 살아냈다.” 살아냈다는 이 사실 하나로 충분할 듯하다.


그리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 안에 남아서 때로는 우리를 흔들기도 하고, 또 버티게도 한다. 결국 그게 힘이 되어 하루를 살게 만들고, 또 다른 계절로 건너게 하는 다리가 되기도 한다. 아마도 우리는 그렇게 수많은 그리움을 품고 걸어갈 것이다.


언젠가 더 시간이 흘러 오늘을 떠올리게 된다면,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그때도 참 많은 고민을 했구나. 그래도 잘 살아냈구나.” 그 말 한마디면 충분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