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내가 얻은 생존기술 - 환군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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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글 - 글과 글 사이를 잇다' 매거진에
환군 작가님의 글을 본 후, 존경의 마음을 담아 적습니다.
나는 넉살이 좋다.
학창 시절의 나를 기억하는 친구들은
지금도 믿지 못한다.
소심함의 끝이었던 나는
살아남으며 넉살이 생겼다.
나에게 넉살이란
분위기를 파악한 후, 던지는 말이다.
적재적소에 '던져야' 한다.
누구나 처음은 낯설고 어렵다.
나의 첫 돈 버는 행위는 학원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나보다 더 모르는 아이들을 마주하는 일.
뚝딱댄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아마 cctv로 내 모습을 보았다면 접시물을 찾았을 거다.
하지만 순수하고 착한 친구들은
얼어있는 나를 가엾이 여겨 기운을 북돋아주었다.
삶의 시간을 통틀어, 누군가
이때만큼 순수하게 나를 위해준 시간은 없었다.
용기에 힘입어, 나는 밝아졌다.
밝아진 기운에서 이내 '던지는' 말을 익혔다.
시험기간의 아이들은 표정이 어둡다.
그중 밝은 아이를 찾아 던져본다.
'어? 무슨 일이야.'
???
'환이는 기분 좋은 일 있어?'
"아니요, 별일 없는데요?"
'웃고 있길래. 다음 주 시험인 거 까먹은 줄 알았지.'
"아 쌤!!"
삭막한 분위기에서, 뜬금없는 말을 던져
아이들의 집중을 가져오는 역할을 했다.
넉살은 현재의 상황을
새로이 환기시키는 것이 아닐까.
이때 말은 유연하게 건네는 대신
툭 던지며 집중을 끄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말하는 드립과는 유사하지만 다르다.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툭 던지는 표현이다.
이후, 다양한 업무를 거쳐왔다.
집중을 끌어내고, 분위기를 전환하는 말.
나는 이 행동에 자신이 있었고,
회사, 개인 사업, 문화기획 등을 거치며 쌓아갔다.
미팅을 전문으로 하고,
브랜딩을 맡아가고,
문화기획을 통해 메시지를 담았다.
다른 듯 보이는 일들은
돌아보면 하나의 길로 이어진다.
넉살 좋게, 잘 포장했다.
거짓이 가미된 포장은 사기지만,
돋보이도록 하는 포장은 역량이다.
환군 작가님의 글에서 표현을 빌려오자면.
"환이 씨, 이걸 몇 번이나 알려줘야 해?"
'대표님이랑 말 한마디 더 섞고 싶어서요.'
나는 이런 표현이 바로 나올까 생각해 본다.
어.. 쉽지 않다.
주눅 들지 않는 마음,
순간적으로 반응하는 순발력,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 뒤트는 표현.
한 순간에 반전을 가져오는 말 한마디는
그 안에 단단한 내면이 자리 잡고 있다.
분명 화가 나서 질책을 하던 상황에서
갑자기 당당한 애정표현이라니.
좋아하지 않고 배길 수 있는가.
자연스러움 안에, 단단함이 느껴질 텐데.
(이 표현은 마음속에 저장해두려 한다. 탐난다.)
환군 작가님의 글을 보며 넉살에 대해
오랜만에 떠올려보게 되었다.
어느 날부터 넉살이란 건
나도 모르게 하게 되는 행동이었으니.
새삼 시작을 돌아보면서,
순수하고 착했던 아이들이 내게 준 선물이란 걸 느낀다.
나의 삶은 참 재미있게 흘러간다.
중학생 - 고등학생 - 초등학생까지 겪은 후
교육 관련 업은 정말 어렵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런데 지금은 4살, 5살 친구들과 함께 하고 있으니.
환군 작가님의 글을 보면,
굴곡진 만큼 단단한 사람이라 느껴진다.
그런 작가님의 모습에서
흥미롭게 흘러가는 나의 삶에 대해
틀리지 않았다는 용기를 얻는다.
다시 한번, 환군 작가님께 감사드리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