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봄!
<벚꽃을 즐기는 5가지방법>
1. 눈으로 꽃구름을 보다.
뭉게뭉게 꽃구름을 이룬 벚꽃나무들.
일제히 터진 하얀 꽃팝콘.
무대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듯
빛을 비추는 석양 무렵이나
어두운 밤하늘을 인 팝콘 벚꽃도 아름답다.
2. 온몸으로 꽃비를 맞다.
꽃비가 내린다.
때로는 하늘하늘.
때로는 우수수.
온몸 위로 꽃비가 내린다.
만개한 꽃을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근처 벤치에라도 앉아, 흩날리는 꽃잎을 넋 놓고 하염없이 바라보는 '꽃멍'
우연히 선택된 자에게
제한된 시간에 허락된
찰나적 limited edition!
'초속 5센티미터' ㅡ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ㅡ 벚꽃이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속도
벚꽃나무 아래를 걸어가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었다.
떨어지던 꽃잎들과 바닥의 꽃잎들이 어울려 분홍 휘오리가 되어 솟구치더니 사라졌다.
꽃터널 가로수 사이로 차로 나아간다.
떨어지는 꽃잎들이 차창으로 마구마구 달려온다.
3. 입술로 귀로 벚꽃을 누리다.
벚꽃 개화시기는 일 년 중 1~2주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봄비라도 내리면 후드득.
그런데 이 짧은 시간을 위한 노래들이 있다.
그중
젊은이들에게는 '벚꽃엔딩'
나이 든 이에게는 '봄날은 간다'
연중 어느 때나 부를 수 있지만 벚꽃 가로수길을 걸으며 이 노래를 듣는다.
콧노래로 따라 부르다 보면 '세상에서 부러울 게 더 없구나' 문득 그런 생각...
4. 발로 꽃 카펫을 밟다.
꽃이 진다고 꽃잎이 떨어져 버렸다고 끝이 아니다.
시들어 떨어지는 꽃들도 있지만 벚꽃은 만개된 상태로 살랑살랑 떨어진다.
그것들이 길 위에 쌓인다.
소월의 시 中
'사뿐히 지르밟고 가시옵소서'를 생각하며 꽃 카펫 위를 걷는다.
5. 벚꽃은 봄에만 피지 않는다.
추운 겨울을 견뎌 낸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 봄. 그리고 부활절.
그 봄의 상징은 온 세상을 꽃대궐로 만든 꽃, 특히 벚꽃.
차가운 새벽으로 시작된 사순절의 40일.
차츰 날씨는 따뜻해지고 부활절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주님은 벚꽃의 보너스를 주신다.
벚꽃이 다 지고, 파릇파릇 잎이 난다.
죽음에서 다시 사신 부활절!
해마다, 이곳저곳 그곳에서 사랑하는 그 사람들과 즐겼던 꽃구경 추억들.
그 추억들을 담은 사진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모교 여학교.
아름드리 벚꽃나무 아래 찍은, 꽃보다 더 밝았던 여고생 때의 사진.
반세기 전 진해 군항제 기간.
꽃만큼이나 많았던 사람들 사이, 벚꽃나무 아래,
지금은 소천하신 젊으셨던 엄마, 아버지와 찍은 흑백사진.
언제든지 그 사진들을 보는 순간
우리는 그 봄, 그 벚꽃나무, 그 사람에게로 시간 이동.
벚꽃은 4계절 어느 때나 핀다.
< SK c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