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마, 엄마가 해줄게
어느 날, 출산하러 친정에 와 있던 딸네와 식당에 저녁 먹으러 나갔다.
귀가하는 길에 갑자기 딸이 말했다.
"오늘 필요한 약이 있는데 미처 못 샀네요. 내일은 일요일이라 약국 영업 안 하는데 어떡하지.."
마침 지나가는 길옆에 문을 닫으려는 약국이 보였다.
그쪽으로 차를 대고 사위가 약국에 갔다. 그런데 가니까 문이 이미 닫혔다고 사위가 빈손으로 왔다.
그 말을 듣자마자 장모가 비호같이 몸을 날려 약국으로 돌진.
약을 사 왔다!
"계속 문을 두드렸지.
안 열어주면 배길 수 없게"
"안 되면 되게 하라 "
어느 군대 구호만이 아니다.
수줍은 소녀가 아기를 낳고 엄마가 되면 전천후 해결사가 된다.
딸 애가 인문고 2학년 때.
어느 날 학교에서 귀가한 딸의 얼굴이 어둡다.
상대평가인 학생기록부 미술이 나쁜 점수를 받았단다.
아니, 시간마다 준비물 제대로 챙겨갔고 나름 성실하게 그렸는데?
더구나 담임이신데?
장학사가 오거나 할 때 학교 대청소시간에 힘든 유리창청소를 일부러 딸을 남겨서 부탁하기도 했는데?
누군가는 이 점수를 받아야 하니 네가 좀... 하시더란다.
딸애는 괴로워하고
나도 밤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든 생각.
정면돌파!
담임면담을 신청했다. 직접 자초지종을 들어보자.
면담날, 예쁜 꽃바구니를 샀다.
이걸 안 한 지인 말하길
꽃바구니 '만' 드리면 꽤심죄 걸릴걸... (1998년 이야기)
나는 꽃바구니'만'가지고 선생님을 뵈러 갔다. 용감하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쩌다 장애인 동생이야기가 나왔는데 담임의 남편이 사회복지사였다.
이야기가 호 의롭게 흘러갔다.
딸은 어려서부터 몇 가지 악기레슨을 받았는데 그 당시는 가야금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었고 좀 전에는 연주회도 참여했다.
선생님이 대뜸 말씀하신다.
왜 예고로 전학하지 않나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딸 미술 점수 때문 학교로 엄마가 무모하게 쳐들어갔다가 딸의 예고전학이 전격적으로 진행되어버렀다.
그리고 음대진학의 길이 열렸다...
영화 마더.
김혜자, 원빈 주연. 봉준호 감독.
약간 부족한 아들, 그 아들이 세상의 모든 것인 엄마.
그 아들이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었다. "그럴 리가 없어" 엄마는 아들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스스로 탐정이 되었다. 그러나 아들이 범인임을 알게 된 엄마.
엄마는 이제 나약한 여자가 아니다.
그녀는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노인을 죽이고 그 집을 불 질러서 그 사건을 은폐하려 한다.
아들을 위해 무서우리만큼 겁 없는 엄마가 되었다.
현장에서 그녀의 물건이 발견된다. 엄마의 광적인 이 모성애가 심판을 받게 될 판이다.
그런데, 분명히 자기 아들이 범인인데도 진짜 범인이 잡혔단다. 도대체 누가 내 아들 대신 누명을 쓰고 있나? 면회 간 엄마.
그는 다운증후군의 장애인이었다! 해탈한 모습으로 해맑게 웃고 있었다. 자기가 어떤 처지인지도 모르나?.
그녀는 흐느끼며 그에게 말한다
"너는 엄마 없어?"
지난 아들 생일날, 문득 든 생각.
이 애에게 가장 큰 선물은 엄마.
내가 살아있음이 감사했다.
아무 걱정 마.
엄마가 해 줄게.
아직도 어린이날 지 선물만 챙기고
어버이날은 없는 줄 아는 우리 아들 같은 아들을 가진
어쩌다 해결사가 된 엄마들.
파이팅!!!
소년교도소 출소자들의 공동체인 <성모울타리> 하용수 원장은 말한다.
"엄마만 있었다면 90%는 교도소 갈 일이 절대 없어요. 엄마를 잃었거나 버려진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