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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십 년 살거라던 아들은 마흔 넘게 살아있습니다.

의사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by 제이

공대에 멀쩡히 다니던 학생들이 의대 가려고 학교를 그만 둔다고 난리다.
이과 애들이 의대로 몰리고 있다.
한국은 지금 바야흐로 의대 지상주의.

덕분에

우리나라 의료수준이 2024년 기준 세계 최정상인 미국의 80%에 달한단다

아들이 83년 태어났을 때 의사들은 말했다
"예상 생존나이는 10살
선천적 면역저하라 만병이 스쳐갈 겁니다. "
그런데 지금 아들은 마흔도 훌쩍 넘었다.
열심히 공부해 의사가 되신 분들 덕분.

다운증후군은 선천성 심장병이 많은데 아들은 다행히 심장은 정상.
그런데 양 손가락이 세 개씩 붙었었다.
대학병원에서 네 살 때 수술하자고 했다.
어쩌다 파리에 살게 된 84년, 세 번에 걸쳐 수술이 되었다.
뱃살 껍질을 달걀막처럼 얇게 포 떠서 자른 손가락 단면에 붙였다.
참으로 감사한 의사분들.

환절기가 되면 눈이 벌게지는 각막염으로 안과.
조그만 피곤해지면 입가가 헐고 입술이 부르트니 피부과.
오줌 눌 때 힘든 전립선 문제로 비뇨기과.
코로나 때 집안에 갇혀있을 때는 갑상선 항진증과 저하증으로 내분비냇과.
선천적인 치열 부정합으로 장기간의 치과 치료.
중년이 되면서 불면증으로 정신과.

이전 포스팅했던 <엄마는 명탐정>에 썼듯이 장결핵으로 힘들기도 했던 아들.

때마다 의사 선생님들이 고쳐주셨다.

미국에서 특수학교를 다닐 때 귀검사 결과지를 요구했다.
약간의 중이염 증상이 있었다.
한국에 돌아와 알아보니 귀 구조가 약간 좁단다.
그래서 코감기 들면 염증이 생기고 청력이 나빠진단다.

초등학교부터 주기적으로 대학병원 이비인후과에 가 귀를 체크했다.
예약을 해도 병원 한번 갔다 오면 반나절이 가버린다.
그러다 귀 안에 물이 생기면 입원해서 조그만 튜브를 시술.
그런데 아들이 중학생이 될 즈음 담당했던 교수님이 개업을 하셨다.
시간도 비용도 절약되고 친절함은 배가 되었다.

30년 세월이 지나다 보니 선생님은 아들의 주치의가 되셨다.
귀뿐 아니라 아들의 전반적 건강도 갈 때마다 자상하게 물어보신다.
개인전 할 때마다 격려해 주신다.
진료실 바캍 대기실에 열명 넘은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는데도.
(이 병원은 예약을 받지 않는다.)
아들이 예전에 공모전 입상한 그림 카피본 액자가 병원 한편에 걸려있다.

내과 안과 비뇨기과 치과 선생님들
그리고
아들의 장결핵을 고쳐주신 선생님.
이비인후과 N 선생님
손수술을 해 주신 파리의 소아 성형외과 유태인선생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십 년 살 거라던 아들은 마흔이 넘었어요.
열심히 힘들게 공부하고 수련했던 선생님들 덕분에 아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우리를 사랑하시고 치료하시는 여호와 라파의 하나님은 의사선생님들을 보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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