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6는 팀킬인가 시너지인가
21년 3월 15일 기아 EV6의 일부 디자인이 공개되었습니다.
일부라고는 하지만 외관 전체와 1열 부분이 공개되었으니 대부분을 공개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일단 얼마 전에 발표된 티저에서 이미 외관의 특징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대체로 잘 나올 거라고 예상했지만 대체적으로 기대 이상이라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일단 각진 모양새였던 아이오닉 5와는 다르게 전체적으로 유선형의 형상을 가지고 있고 티저에서 나왔던 헤드라이트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차급이 SUV로 보이고 제법 큰 차체인 것을 알고 있는데 헤드라이트와 앞바퀴의 간격이 무척 가까운 게 인상적입니다. 사실 이게 진짜 SUV냐는 논쟁 거리기도 합니다.
위쪽에는 크롬이 없는데 바닥을 전체적으로 가르고 지나가는 크롬도 독특해 보입니다.
후면은 더 매력적입니다. 말끔한 디자인에 KIA 마크만 하나 있어 미래적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면의 전통적 느낌과 많이 다른 후면입니다.
내부를 보면 상당히 기존 내연기관차 같은 느낌입니다.
전기차의 미니멀리즘이 부담스러운 기존 내연기관차 운전자에게는 오히려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
성능은 현재까지 나온 건 주행거리 500km에 제로백 3초대이지만 그건 3월 말에 발표되는 걸 봐야 하겠습니다.
이 부분은 좀 생각해 볼만합니다.
많은 분들이 팀킬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제 생각에는 꼭 그렇게만도 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너튜브의 모X 채널에서도 말했지만 현재 아이오닉5 예약자들은 올해 그렇게까지 빠른 속도로 차를 못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 전체 7만대 (현재 9만대로 늘리는 것 검토 중) 생산이 목표이고 이중 우리나라에는 약 25000대가 목표라고 했었죠.
초반에는 국내향을 좀 많이 뿌릴 수도 있겠으나 이후에는 유럽향 비율이 일정 이상 될 수밖에 없습니다.
유럽에서는 탄소배출 관련 벌금이 강하고 현재 대부분의 내연기관차 업체들은 내연기관차 팔리는 양에 일정 비율 전기차가 팔려줘야 올해 탄소 배출 관련 벌금을 덜 낼 수 있는 상황입니다.
현대차가 아이오닉5 생산 관련하여 노조와 기본합의를 한 것이 현재 일 400대. 연말까지 쉬는 주 없이 만들면 약 7만대 가량이 나옵니다.(생산은 시작했는지 궁금하네요)
뭐 저 400대는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겠지만 일단 현재 상태 기준으로 이야기하죠.
원래는 400대 온전히 다 만들면 월 8000대 정도 됩니다. (조업일 20일로 생각해 보면요)
한국향만 만들면 3~4 달이면 끝나겠지만 아무래도 해외향을 같이 만들면 월 8000대를 국내에 올인할 수는 없겠죠.
유럽에서 분위기가 좋으면 한국향 비율을 더 줄일 겁니다. 매출보다 저 놈의 벌금이 더 무섭거든요.
이렇게 되면 현재 아이오닉5를 예약하신 분 중 첫날 예약하신 분 말고 둘째 날 예약하신 분들은 생각보다 뒤로 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다른 차로 옮겨 타는 분들이 나타날 수 있겠죠. (그래서 예약을 3만명 넘게 받고 있는 것 같아요)
현대기아차그룹 입장에서는 이렇게 옮겨 타는 분들이 테슬라나 볼보, 르노, 폭스바겐으로 가느니 EV6로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시점도 아주 좋습니다. 아이오닉5가 출시되고 인도의 탄력이 떨어질 때쯤 EV6가 나오는 모양새가 되는 거니까요. 물론 현대차, 기아차를 분리해서 생각하면 팀킬인가 싶지만 그룹 입장에서는 어느 쪽이든 팔리면 국내 시장 방어는 되는 것이니 손해 볼 것 없습니다.
아이오닉5 국내 예약이 취소될수록 유럽에 내보낼 차가 증가하는 아주 아이러니한 상황이니까요.
관건은 EV6의 가격입니다
분명히 아이오닉5보다 비쌀 것 같은데 아이오닉5를 예약했던 사람이 넘어갈 수 있는 가격이 되느냐가 아주 중요합니다.
어떻게든 옵션 신공으로 6000만원 이하로 내려 보조금 100%를 만들어 낼 거냐 아니면 기본 가격을 맞추는데 실패해서 50%로 만족하게 될 거냐 귀추가 주목됩니다.
개인적으로는 EV6 가격이 나오는 언저리에 모델 Y도 모종의 발표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테슬라도 깜짝 놀랄 발표를 해 주었으면 좋겠네요.
시간이 갈수록 한국의 전기차 시장이 더 재미있어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