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어딨어?

by 지안의 방

지난번 첫째만 데리고 외출했을 때, 동생이 보고 싶다며 집으로 가자던 첫째의 고백에 코끝이 찡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가만히 지켜보니 그건 첫째만의 짝사랑(?)이 아니었다.


우리 집 둘째 역시 눈만 뜨면 언니를 찾는다. 마치 자신의 세상 속에 언니라는 존재가 빠지면 안 된다는 듯, 둘째의 입에서는 "언니는?"이라는 말이 습관처럼 흘러나온다.


얼마 전 가족들과 쇼핑몰에 갔을 때였다. 잠시 둘째를 데리고 기저귀를 갈러 수유실에 들어갔는데, 그 짧은 사이에도 둘째는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언니를 찾았다.


방금 전까지 옆에 있었는데도 보이지 않으니 불안했던 걸까. 기저귀를 가는 내내 "예예 언니는? 언니 어딨어?"라며 언니를 찾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


이런 언니 사랑은 맛있는 음식 앞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명절을 맞아 친정에 갔을 때, 친정엄마가 "얘들아, 빵 줄게 이리와!" 하며 아이들을 부르셨다. 거실에 있던 둘째가 쏜살같이 달려가더니, 정작 빵을 입에 넣기도 전에 거실 쪽을 향해 목청껏 외쳤다.


"예예야(첫째 애칭)! 언니야! 빨리 와, 빵이야!"


맛있는 걸 보면 혼자 다 먹고 싶을 법도 한데, 둘째는 기어이 언니를 불러 나란히 앉아 먹고 나서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놀이터에 가서도, 집에서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했을 때도 둘째의 첫 번째 반응은 늘 언니를 소환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 집 거실은 매일이 전쟁터다. 장난감을 빼앗고, 빼앗기고, 울고, 소리 지르고, 억울하다며 나에게 달려오는 것이 이 자매의 일상이다.


그럴 때면 '저러다 정떨어지는 거 아냐?' 싶을 만큼 치열하게 싸우지만, 폭풍이 지나가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둘째는 다시 "언니야~" 하며 첫째의 뒤를 쫄랑쫄랑 따라다닌다.


아마도 둘째에게 언니는 가장 미운 경쟁자인 동시에,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놀이 친구이자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내 편'인 모양이다. 매일 소리를 지르며 싸우다가도 맛있는 빵 한 조각에 언니 이름을 가장 먼저 부르는 그 마음이 참 예쁘고 기특하다.


부디 이 마음이 변치 않기를 바란다. 훗날 어른이 되어서도 맛있는 것을 먹을 때, 기쁜 일이 생겼을 때, 혹은 마음이 휘청이는 힘든 날에 서로의 이름을 가장 먼저 부르는 사이가 되기를.


매일의 소란스러운 다툼은 그 깊은 우애를 단단하게 만드는 서툰 예방접종이었음을 훗날 웃으며 추억할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