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캠퍼스는 참 묘해.
다들 처음이라 서툴고 불안한데,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느라 공기마저 들떠 있잖아.
개강 총회나 신입생 환영회에 불려 다니다 보면, 꼭 밥이나 술을 사주면서 인생 다 산 것처럼 조언하는 선배들을 만나게 될 거야.
"1학년 땐 학점 신경 쓰지 말고 무조건 놀아라"
"그 동아리는 별로니까 들어가지 마라"
"A 교수님 수업은 깐깐해서 피곤하니까 무조건 피해라."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네 눈에는, 대학교 시스템을 훤히 꿰뚫고 있는 1~2학번 높은 그 선배가 엄청난 어른처럼 보일지도 몰라. 나도 그랬어. 그들이 그어주는 선이 가장 안전한 길인 줄 알았고, 그들이 피하라는 것은 무조건 피하는 게 정답인 줄 알았거든.
그런데 조금만 더 살아보니까 알겠더라. 사실 그 선배들도 너랑 똑같이 불안하고 서툰 20대 초반일 뿐이라는 걸.
그들도 아직 진짜 세상의 무게를 짊어져 본 적 없고, 그저 너보다 딱 한두 해 먼저 학교 식당 밥을 먹어본 게 다인, 똑같이 흔들리는 청춘들이야. 고작 스물두세 살이 겪어본 그 좁은 경험치에 네 소중한 첫 대학 생활의 기준을 맞출 필요는 없어.
선배가 피하라고 했던 그 깐깐한 교수님의 수업이 네 인생의 가치관을 통째로 바꿔놓을 명강의가 될 수도 있고, 시간 낭비라던 그 동아리에서 평생을 함께할 진짜 인연을 만날 수도 있거든. 남의 말에 휘둘려 지레짐작으로 겁을 먹고, 시도조차 해보지 않은 채 너만의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만큼 억울한 일이 어디 있겠어.
이쯤 되면 네가 묻겠지. "그럼 대체 누구 말을 믿고 대학 생활을 해야 하는데요?"
결론부터 말할게. 아무도 믿지 마. 심지어 지금 너에게 조언을 건네고 있는 내 말조차도 절대 맹신하지 마.
실컷 떠들어놓고 이게 무슨 무책임한 소리냐고 할 수도 있어. 하지만 인생이란 게 참 이상해서, 누군가의 정답이 너한테는 최악의 오답이 되기도 하고, 남들이 다 실패했다고 버린 길이 너에게는 유일한 탈출구가 되기도 하더라고.
세상에 너라는 사람에게 완벽하게 들어맞는 타인의 경험 따윈 없어.
똥인지 된장인지, 남들이 다 된장이라고 우겨도 네가 직접 찍어 먹어봐야 아는 거야. 남의 말만 듣고 안전한 길로만 다니려 하지 마.
직접 부딪혀서 깨져도 보고, 상처도 받아보고, 울고 웃으면서 네 손으로 직접 얻어낸 데이터만이 진짜 네 인생을 지키는 무기가 되니까.
내 조언은 그저 네가 길을 걷다 돌부리에 걸려 크게 넘어졌을 때, 덧나지 않게 발라주는 '비상 연고' 정도로만 생각해 줘.
너만의 옳고 그름은, 네가 온몸으로 겪어내야만 비로소 알 수 있는 거란다. 실전은 온전히 네 몫이야.
그러니까 겁먹지 말고, 마음껏 부딪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