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첫아이 키울 때의 조바심이란…

#10. 워킹맘 레터 ㅡ애들은 다 달라~”

by Lois Kim 정김경숙

오늘은 저의 되돌아보는 워킹맘 열 번째 이야기입니다.


‘(책에서 보니) 이번 주부터 우유양은 80ml 야!’


지금 돌아보면 정말 중요하지 않은 일인데, 당시에는 눈금 하나라도 잘못되면 큰일 나는 것처럼 안달복달하고, 아이 봐주는 할머니(이모)까지 들들 볶습니다. 초보 엄마의 특징이지요.


첫 아이는 부모에게도 첫 경험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서툴 수 밖에 없습니다. 무경험자로서 최대한 완벽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책(혹은 인터넷)에서 읽고 본 것을 절대 진리인 양 받아 들입니다.


저는 임신 중일때, 또 아이를 출산하고 “임신과 출산” 책을 끼고 살았습니다. 책 네 귀퉁이가 해질 정도로 봤고, 특히 책에 적혀있는 수치들을 늘 찾아 봤습니다. 주간별 키와 몸무게 변화, 우유를 먹이는 양과 횟수 등등.


아이가 3주 정도 되었을 때 일 같습니다. 책에서 읽으니 이번 주 먹여야할 1회 우유양은 80ml. 과학 실험실의 비이커 눈금 맞추듯 데운 물을 붓고 분유를 탔습니다. 바로 그 전 주에는 60ml 였습니다다. 3주 정도 지나면서 우리애는 참 잘먹는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는 우유를 다 먹고도 늘 빈 젖병을 쪽쪽 빨았습니다. 아쉬운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배고파 보이기도 했습니다…. 만, 저는 책에서 말하는 정량을 꼬박꼬박 지켰습니다.


한 달 정도 되었을 때 친정엄마가 아이를 보러 방문했습니다. 친정엄마는 아이가 우유 먹는 것을 보더니, “아이 우유양이 부족한 것 같다. 아이를 배부르게 먹여라. 애가 만족하게 먹어야 잠도 푹 잘잔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엄마, 우유를 너무 많이 주면 위가 늘어난대. 정량만 줘야한대, 책에서….” 라고 말했지만, 아이에게 양껏 먹여라, 라는 거듭되는 엄마 말에 마지못해 그렇게 했습니다. 정량보다 20~30ml를 더 먹고 아이는 우유병을 밀어냈습니다. 속으로는 탈이 날까 봐 불안했습니만, 아무 탈도 없이 아이는 아주 만족스럽게 먹고 잠이 들었습니다. 평소보다 더 긴 시간을 잘 잤던 것 같습니다.


자녀 네 명을 키우고 또 손자 손녀도 키웠던 엄마(할머니)가 한 말;

“애들은 다 달라. 애는 봐가며서 키우는 거야.”


지금 돌아보면, 우유양의 20ml가 뭐라고 그렇게 벌벌 떨었나 싶습니다. 어느 날은 80ml로 충분했고, 어느 날은 100ml가 필요했던 거겠지요. 아마 책에서 나온 정량의 숫자들은 아이를 위한 기준이 아니라 제 불안을 달래기 위한 숫자였던 것 같습니다.


이 우유량 사건(!)이 있은 후부터 저는 할머니들의 경험이 책 보다 낫겠다 싶었고 신뢰를 했습니다. 특히 제가 전적으로 육아를 맡는 상황이 아니라면, 아이와 더많은 시간을 보내는 할머니의 의견을 듣는 것이 맞겠다,라는 생각, 만약에 그것이 책과 다르더라도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습니다.


가장 중요하게는, 직장일로도 스트레스 받는데 소모적인 육아방법의 의견 차이로 추가적인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였습니다. 사실 육아방법의 차이를 인정하고 또 할머니의 경험을 신뢰하니 많은 스트레스가 다 후~욱 날라갔습니다.


‘아이를 업으면 다리가 휘어지지 않나? 공갈 젖꼭지를 물리면 아이정서에 오히려 안좋은거 아닌가? 보행기를 너무 많이 태우면 걸음이 늦어지는건 아닌가?’ 하는 걱정의 순간들도 그냥 넘어갔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드시던 밥숟가락으로 밥을 넣어주실 때 ‘꼭 그렇게 하실 필요가…’라고 순간 레이더가 잠시 세워질 때면, 뭐 그게 큰 대수라고, 이것이 다 사랑이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좋더라구요. 할머니(이모님)를 믿고 아이를 맡기는 건 어쩌면 멘탈을 지키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20대 후반이 된 아이는 생각보다 아주 잘 컸습니다. 특별히 더 아픈 적도 없었고, 크게 탈이 난 적도 없었습니다. 또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커서 그런지, 성격도 둥글둥글하고, 입도 짧지 않고 뭐든지 잘 먹습니다. 어른들에게 하는 마음씀씀이도 늘 푸근합니다.


엊그제 친정 식구들이 김장으로 모였습니다. 조카의 한 달된 신생아를 보면서 예전 초보엄마로 제가 안달하던 때가 생각났습니다. 그 조카에게도 이런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육아에는 ‘완벽한 정답’이 있다기보다, ‘대체로 괜찮은 선택들’이 여러 갈래로 존재해. 그러니 너무 안달하지 마.” (괄호하고^^, 그게 정 안되면, 니가 키워야지!!)


#로이스의_되돌아본_워킹맘


(주: ‘워킹맘도 각양각색이고, 육아 방법도 각양각색입니다. 한 가지 정답은 없겠지만, 나의 워킹맘 경험을 1 샘플 케이스라고 보고 그에 대해 얘기해 보는 건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했습니다. 그냥 하나의 레퍼런스(힌트)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것은 레터 (1)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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