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워킹맘 레터 - “하루에 30분만”
아이 게임에 대해 제가 실천했던 내용들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우리 아이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걱정이예요..."
오늘은 저의 되돌아보는 워킹맘 열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아마 이 얘기는 지금도 통할까? 하는 걱정 반, 의심 반 하는 토픽입니다. 게임 이야기거든요.
요즘 아이들이 게임에 노출되는 정도와 제가 아이를 키울 때와는 전혀 다릅니다. 요즘 아이들은 네이티브 인터넷 세대, 네이티브 모바일세대, 게다가 네이티브 챗지피 세대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게 게임(모니터) 이외의 다양한 놀이문화와 미디어에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부모의 노력은 시대가 달라도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업 워킹맘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면, 아이들이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걱정이고, 가족끼리 밥 먹을 때도 시도때도 없이 울려대는 SNS때문에 손에서 휴대폰을 떼지 못하는 모습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아이가 어렸을 때는 아케이드 게임이 한창 유행이었습니다. 버블이 막 움직이는 게임(이름은 기억이….) 같은 걸 처음 접한 아이는 흠뻑 혼을 뺏긴 듯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좀 촌스럽고 조악한 UI와 디자인이겠지만요. 아이가 모니터를 보면서 오래 앉아 있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아서, 아이와 컴퓨터 30분 원칙을 정했습니다. 하루에 한 번, 주말엔 두 번까지. 단, 한 번 할 때는 맥시멈이 30분. 이렇게 서로 의논해서 정했습니다. 대신 아이가 최대한 밖에서 나가 놀도록 했습니다. 아파트 친구들이랑 놀고, 학원 친구들하고 놀고, 퇴근 후라면 제가 직접 같이 “뛰어” 놀았습니다. 주말이면 축구를 같이 하고 캐치볼을 하고 또 아이가 고른 여행지를 함께 다니면서요.
요즘엔 어른들도 휴대폰을 한 시간 못 보면 불안해하는 시대라, 아이들에게만 뭐라고 하기에도 참 난감하고 힘듭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습관을 잡힐 때부터 상호 간의 약속, 그리고 대안적인 놀이문화를 제공해 준다면 게임에 너무 많이 빠지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 게임에 대해 제가 실천했던 내용들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에게 게임에 시간 보내는 것 (혹은 한 가지 미디어에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의 장단점을 얘기해 본다. ⇒ 어렸을 때 대화를 나눠본 게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브레인 워시(brainwash)’ 일 수도 있지만^^ 다양한 얘기를 나누며 의사결정을 같이 했던 것이 꽤 도움이 됐습니다.
같이 상의해서 1회 게임에 대한 맥시멈 시간을 정한다. ⇒ 저의 집은 최대가 30분. “너 책 읽거나 공부하면 한자리에서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어?” 그에 대한 아이의 답이 30분이었어요 ㅎㅎ (물론 예전 아케이드 게임과는 달리, 요즘처럼 빌드업해야지만 게임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전략 게임의 경우엔 이 30분은 정말 말이 안되게 짧을 수가 있긴 하긴 합니다…)
밥상(식탁)에서는 밥만 먹는다 ⇒ 어른도 같이 지키는게 중요합니다. 밥상머리에서 신문, 책, 휴대폰을 보지 않습니다.
도서관에 같이 가거나 책 읽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 영상 소비 세대에게 텍스트를 접하게 하는 건 지금도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부모가 책읽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서점을 같이 방문하는 것도 좋은 시도 같아요. )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
아이들이 게임보다 더 재미있어할 야외 활동을 준비한다. ⇒ 운동꽝이던 저도 아이와 뛰어 놀려고 축구와 야구 캐치볼을 처음으로 해봤습니다. 스케이트장도 같이 가고요. ‘아이 노는 것을 구경만 하지 말고, 같이 하자’ 라는 생각으로요. 주말에는 거의 아이와 1박으로 걷는 여행을 갔고, 겨울에는 스노보드를 타러 다녔습니다. 스노보드 타러 가자고 하면 7살 아이가 새벽 5시에도 벌떡벌떡 일어나더라구요. 스노보드도 재미있어 했지만, 새오(새벽오전 타임)을 타고 오면서 “오늘 점심은 네가 고르는 거야”라는 작은 선택권이 더 재밌었던 것 같아요.
디지털 환경에 24시간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에게 대안 없이, 윽박지르면서 모바일폰(혹은 게임)에 시간 보내는 것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모니터 밖으로 나가도록 “대안”을 만들어주는 엄마, 아빠의 노력이 정말 필요합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롤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신경을 안쓰다보면 어느덧 식탁 위에 모바일폰을 갖고가서 앉거든요.
“쌍쌍오락실”에서 50원 동전 넣어가면서 캘러그와 벽돌깨기 게임 정도만 했던 엄마를 둔 아이는, 또 30분 게임룰 아래에서 자란 저희 아이는 게임이 큰 취향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 이야기가 지금 당장 아이들의 게임 과몰입으로 맘 고생하는 워킹맘/워킹대디분들께는 제 이야기가 그닥 현실적으로 도움이 안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면 모니터/모바일폰 사용이나 게임에 대한 생각을 미리미리 정리해 보는 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로이스의_되돌아본_워킹맘
(주: ‘워킹맘도 각양각색이고, 육아 방법도 각양각색입니다. 한 가지 정답은 없겠지만, 나의 워킹맘 경험을 1 샘플 케이스라고 보고 그에 대해 얘기해 보는 건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했습니다. 그냥 하나의 레퍼런스(힌트)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것은 레터 (1)을 참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