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하이퍼포머 워킹맘의 비교 내려놓기
#로이스의_되돌아본_워킹맘_레터 (15)
오늘은 저의 되돌아보는 워킹맘 열다섯 번째 이야기입니다.
링뜨인에서 자기계발글을 읽는 워킹맘/워킹대디분들은 커리어 성장에 관심이 많으실 것이고, 짐작컨대 “하이퍼포머”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런 “하이퍼포머”분들이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 있다면 팀원들이 잘못할 때 일 겁니다. ‘아니 왜 저걸 저렇게 못할 수 있지?’ 하는 ㅎ. 그런데 하이퍼포머분들이 견디기 더더욱 힘든 것은 특히 집에서 “성과 관리”가 안되는 존재를 마주할 때이지요^^
모든 부부들이 아기를 낳고, 자녀가 천재가 아닌 것에 첫 실망이 온다고 하는데요^^ 그 이후에도 여러 실망들이 오는 것 같습니다. 이미 30여년을 학교와 조직 생활에서 다져진 어른의 눈으로 아이를 보면 모든 면이 아쉽고 성에 안찹니다. 공부를 잘 했으면 하는 바람이야 모든 부모들이 비슷하게 있구요. 그래서 잔소리를 달고 살게 되는 것 같구요.
저희 애가 초등학교를 들어갈 즈음 이미 아이들이 선행학습을 엄청나게 할 무렵이었습니다. 평소 공부는 ‘제 학년에서 제 학년 것을 배우는 게 맛이지!’라는 너무나 대범한(!) 생각으로 아무런 선행학습을 시키지 않았었습니다. 그래도 한글은 떼고 초등학교는 가야할 것 같아서 일주일에 두 번 15분 정도 방문하시는 학습지 선생님을 통해 한글은 떼었습니다.
아이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 근처 놀이터에서 놀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를 공부 속에 갇히게 하지 말자, 라는 교육 철학으로 주말이면 걷는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경험하게 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이런 교육 가치관을 지키는 것이 그닥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들어가서 받은 첫 학교 성적표를 보았을 땐 솔직히 흔들렸습니다. 그 당시 성적표는 등수가 나오지 않고 점수 분포도(그래프 같은)가 나왔습니다. 제 아이의 위치가 확실히 왼쪽 롱테일(!)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성적표를 보고 아이와 나눈 대화입니다.
나_엄마 : (힘 빠진 소리로) “에고, 이러면 거의 꼴찌인 건가?”
아이 : (자랑스럽게) “아냐 엄마, 내 뒤에 두 명이나 있던 걸!!”
나_엄마 : (@.@, 애써 실망을 감추고) “어, 그렇네! 잘 했어! ”
그래, 아이가 학교 가는 것을 좋아하고, 친구들과 노는 것을 재밌어하면 더 바랄 것이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넘어갑니다. 자라면서 아이는 피아노를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래,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공부가 아니니까. 좋아하는 것을 하면 되는 것이지.’
물론 엄마, 아빠의 교육 가치관이 아이가 공부 잘하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런 방향이 모두 잘못됐다고 또 모두 바꾸라고 말씀드리는 건 아닙니다. 다만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계속 살펴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반대로 엄마 아빠의 교육관이 ‘공부가 다가 아니다’라는 가치관을 갖고 있다면, 그 가치관을 지키면서 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를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거나, 주변에서 공부 얘기를 너무 많이 들으면 정말 흔들리더라구요. 선행에 앞장서는 부모님들의 얘기를 듣지 않는 것도 한 방법 같아요. 듣는 순간 흔들리지 않기가 어려워요. 제 나름의 방법은 나와 비슷한 교육관(철학)을 가진 워킹맘/워킹 대디들과 얘기를 많이 나눠보는 겁니다.
사실, 아이 교육관에 대해 어떻게 하나의 정답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잣대로 말하기는 정말 조심스러운데요. 다만 어려서부터 의대만을 위해 줄서고, 어렸을 때부터 이 학원 저학원을 다니면서 밤 10시, 12시 넘어서 까지 있도록 하는 교육이 맞는 것인지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우리 아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같이 얘기하면서 그 방향을 찾아 갔으면 합니다.
저희 아이가 4학년 때 아이 친구 엄마가 제게 물었던게 생각났습니다.
친구 엄마 : “OO엄마, OO은 요즘 수학 뭐해요? 5-나, 6-가요?”
나 : 네? 5-나, 6-가... 가 뭐…예요?
저는 1학기, 2학기, 이런 식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것을 가, 나로 부른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4학년에서 두 학년이나 위인 6-가, 를 왜 하는지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던 시기였습니다. 이 이야기를 워킹맘 동료(저와 비슷한 스타일을 가진^^)에게 얘기했더니 위로를 해줍니다. “그건 약과야. 나는 아이 고3때까지 수능 수학에서 가형 나형이 뭔지도 몰랐어.” @.@
역시 아이를 “방목하는” 워킹맘에겐 비슷하게 방목하는 워킹맘들이 완전 위로가 됩니다^&*
지금은 이십대 후반이 된 저희 아이는 음악을 좋아하고, 새롭게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고, 또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사람으로 아주 잘 자랐습니다.
(주: ‘워킹맘도 각양각색이고, 육아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한 가지 정답은 없겠지만, 나의 워킹맘 경험을 1 샘플 케이스라고 보고 그에 대해 얘기해 보는 건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했습니다. 그냥 하나의 레퍼런스(힌트)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것은 레터 (1) 을 참고해주세요)
#로이스의_되돌아본_워킹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