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문화가 갖고 있는 미신문화와 징크스
#로이스_몬테네그로_평화봉사단_이야기
#AI는_일하고_인간은_산다
“밤에는 절대 손톱을 안 깎습니다“
이런 분 계실까요? 오늘은 미신과 징크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내가 평화봉사단 자원봉사를 와 있는 몬테네그로는 발칸반도에 자리한 작은 나라다. 한때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일부였다가 분리되었고, 세르비아계와 몬테네그로계가 다수를 이루지만 알바니아계 등 다양한 소수민족도 함께 살아간다. 복잡한 역사와 문화가 겹겹이 쌓인 곳이다 보니, 이곳 사람들의 일상 속에는 수많은 superstition*, 그러니까 미신 혹은 징크스라 부를 만한 행동양식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Superstition을 ‘미신’이라고 번역하면 왠지 어둡고 비과학적인 느낌이 드는데, 딱 들어맞는 단어를 못찾겠다.)
이번 주 문화 수업은 몬테네그로의 다양한 미신 문화. 도시보다 시골 지역이 조금 더 전통적인 믿음을 유지하고 있고, 세대에 따라 믿는 강도도 디르긴 하지만 아직도 전세대를 아우러 몬테네그로 공동체를 지배하고 있는 징크스(혹은 미신) 문화들이 꽤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왼손이 가려우면 돈이 들어온다는 신호다. (어떤 마을에서는 오른손이라고도 한다.)
새해 첫날 집에 처음 들어오는 손님은 남자여야 한다. 아니면 그해 운이 나쁘다. (이 나라의 가부장적 문화가 은근히 드러나는 대목)
유리컵을 떨어뜨렸는데 깨지면 운이 좋고, 안 깨지면 오히려 운이 나쁘다.
커피를 엎지르면 그날은 운이 좋은 날이다.
결혼 선물로 거울을 주면 신랑신부에게 불운이 온다.
이중 왼손 가려운 얘기는 참 재미있다. 또 우리 것과 닮은 점도 많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아침에 빗자루질을 하면 복이 달아난다.
집 안에서 우산을 펴지 않는다. (어렸을 때 집 안에서 우산 말린다고 피면 혼났었다.)
결혼식 날 비가 오면 잘 산다.
이렇게 “~하면 운이 온다” “~하면 액운이 따라온다” 이런 것들은 어쩌면 한 공동체가 오랜 시간 축적해온 삶의 방식이고, 어쩌면 불안을 다루는 심리적 행동양식이라고 해야할까. 전혀 통계적으로나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들이다. 큰 시험이 있는 날, 우리는 굳이 미역국을 먹지 않는다. 믿어서라기보다는, “why take risks?”라는 마음 때문이다. 손해 볼 건 없으니 그냥 피하는 것. 아니면 양말을 제대로 두지 않는 아이들을 훈계하기 위해 어른들이 만들어낸 것들도 있으리라.
이런 미신이나 징크스는 세대마다 다르게 받아 들이기도 하고, 없던게 생겨나기도 한다. 부모님 세대에서는 심각하게 피했던 것을 젊은 세대들은 전혀 공감을 못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어렸을 때 놀러갔던 친구 집의 문지방에 올라섰다가 친구 할머니께 엄청 혼난 적이 있다. 그 후로는 문지방에 올라가지 않았다. 지금 우리가 사는 아파트에는 문지방이 없어 젠지들은 이런 말을 이해조차 못할 것이다.
반대로 지금의 디지털 세대들이 새로 갖게 된 미신이나 징크스들도 있다. 예를 들면, 미국 젊은이들은 444 숫자를 수호천사를 상징하는 엔젤 넘버(Angel Numbers)라고 하며, 444 숫자를 보았을 때 스크린 캡처를 한다. 좋은 에너지를 오래 간직하려는 의미이다. 또 어떤 일을 잘될 것을 미리 말하려고 하면, “Sheee, don’t jinx it.” (쉬잇!, 부정타니 미리 말하지마) 라고 한다. 시대가 바뀌어도, 좋은 에너지를 붙잡고 싶은 마음과 불안을 다루는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언어도 다르고 역사도 다른데, 사람 사는 마음은 비슷하다. 결국 미신은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인지도 모른다. 예측할 수 없는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통제감을 느끼고 싶은 마음.
평화봉사단 문화 수업에서 이런 superstition을 배우는 이유는 단순한 호기심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가 머무는 가정이 전통적인 믿음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무심코 하는 행동 하나가 무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평화봉사단의 첫 번째 덕목은 현지 문화에 동화되는 것. 그 믿음을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지만, 그 집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라면 굳이 거스를 이유도 없다.
발칸의 작은 나라, 몬테네그로에서, 나는 또 하나의 ‘사람 사는 방식’을 배우고 있다.
이 글을 쓰면서 나의 행동양식을 하나 발견하게 된 것이 있다. 나는 잠자리 머리 맡에 양말을 두지 않는다. 초등학교 때 머리 맡에 양말을 두면 악몽(나이트메어)을 꾼다고 얘기를 들은 이후로는 절대 양말을 머리맡에 두지 않는다. 50대 중반이 된 지금도 머리맡에 양말을 절대 머리맡에 안 둔다. 나에게 미신을 믿느냐고 묻는다면…
글쎄. 적어도 나는… 오늘 밤도 편안히 자고 싶다. “호옥~시 모르니까.” ^^
사진
1) 몬테네그로 문화 슬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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