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의 도소매 마진을 관리하는 몬테네그로 정부

밀가루, 각종 야채, 커피 가격 저렴

by Lois Kim 정김경숙

#로이스_몬테네그로_평화봉사단_이야기

#AI는_일하고_인간은_산다


2월 26일 금요일


“거기 물가 어때요?”


한국 친구들에게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몬테네그로는 크로아티아 바로 아래, 송파구 인구가 강원도 크기 땅에 모여 사는 작은 나라이다. 국토의 70% 이상이 1천미터가 넘는 산악 지역이고, 나라 한쪽은 예쁜 아드리아 해를 접하고 있다. 몬테네그로는 체코, 헝가리, 크로아티아만큼 잘 알려진 동유럽 여행지는 아니지만, 최근 여행 매니아들 사이에서 조금씩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한다.


몬테네그로에 평화봉사단으로 온 지 이제 겨우 한 달 조금 넘었다. 아직 몬테네그로에 대해 전문가처럼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전혀!), 오늘은 식료품 장을 보고, 빵을 사고, 커피를 마시고, 휴지를 사보며 몸으로 느낀 몬테네그로 물가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다.


당근을 15개쯤 담았는데 1유로가 채 안 됐다 (크기가 작긴하다. 그래도 15개!).

사과 15개에 1.5유로 남짓했고.

중간 크기 감자 20개도 1.5유로 정도이다

내 머리통만 한 양배추 한 통이 1유로도 안 된다.

밀가루는 1kg에 보통 75센트이다.


처음 계산대에서 이들 가격을 보고 잠깐 멈칫했다. “이게 맞아?” 하고 영수증을 다시 봤다.


빵도 저렴한 편이다. 갓 구운 큰 식빵 한 덩어리가 0.75~1유로. 큼직한 크루아상도 0.75유로 선. 밀가루는 더 놀랍다. 1kg에 50센트인 곳도 있고, 보통은 75센트 정도. 설탕은 수입품이라 다른 식료품보다는 비싼 편으로 1kg에 약 2유로 정도다.


생활필수품도 눈에 들어온다. 화장실 휴지 10개 묶음이 2.5유로 정도. 물론 품질은...음 좀... 그동안 3겹, 4겹 소프트한 고퀄리티 휴지에 익숙한 한국인에게는 살짝 거칠고 성글다. 그래서 생각보다 빨리 헤프게 사라진다. (휴지로 코를 후비다가 맨손가락이 훅 들어간 경험도 떠올리며 ㅎㅎ… TMI!! )


몬테네그로는 EU 국가는 아니지만 유로화(Euro)를 쓴다. 주변 국가들이 자국 화폐를 사용하는 것과는 다른 구조다. 유로를 쓰니 물가가 더 높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런데 내가 사는 곳에서는 적어도 ‘생존에 필요한 것들’의 가격은 비교적 낮게 유지되는 체감이다.


커피 가격도 낮은 편이다. 원두 가루를 물에 끓여먹는 터키식 커피는 카페에서 먹을 때 1~1.5유로로 가장 저렴하다.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커피를 내리는 커피 음료들은 1.5~2유로 선. 이도 한국보다 저렴한 느낌이 든다. 물론 환율을 정확히 계산하면 아주 많이 싸지는 않을 것이다. "1" 유로가 굉장히 싼 듯한 심리적 요인이 있다. 즉, 1500원=1유로라고 본다면, 50센트가 750원보다 왠지 싸게 느껴지는 심리.


몬테네그로의 커피 가격에서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다. 유명 여행지의 카페, 호텔 커피숍, 경치 좋은 고급 카페를 가도 커피 가격이 동네 뒷골목 카페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위치에 따라 가격이 몇 배씩 뛰는 경우도 있었는데, 여기서는 그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다. 내가 국내에서 가장 비싸게 마신 커피가 2만원대였다. 아마 가장 저렴하게 먹는 커피에 비해 10배 정도 비싼 것이다. 여기서는 커피가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니라 거의 생활필수품에 가까운 존재여서 어디를 가도 가격이 일관되게 저렴한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몬테네그로에 살면서 저렴한 필수 식료품과 생활 필수품 가격이 맘에 든다. 호스트맘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정부가 밀가루·설탕·식용유 같은 기본 식료품의 도소매 마진을 엄격하게 관리한다고 한다. 정확한 정책을 다 이해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체감상 기본 식재료는 접근 가능하게 유지하려는 강력한 의지가 느껴진다.


최근 국내에서도 설탕과 밀가루 등에 대해 업체 간의 담합 여부 대해 정부 조사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가격이 내려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자유 시장 경제 하에서도 필수 생필품에 대한 일반적인 접근성은 타이트하게 관리하는게 좋다는 생각이다.


몬테네그로의 저렴한 물가 뒤에 꼭 읽어야하는 국민들의 절약하는 소비 태도도 있다. 많이 사고 많이 버리는 구조라기보다, 필요한 만큼 사고 남기지 않으려는 습관이 있다. 이 부분은 따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물론 동네마다 다르고 대형 슈퍼마켓과 작은 동네 마트의 가격이 다를 수도 있다. 또 한달 동안 지낸 지금은 성수가기 아닌 오프 시즌이라 다양한 물가 영향 요소를 보지 못해서 일 수도 있으니, 좀더 지켜보고 싶다.


#로이스_몬테네그로_평화봉사단_이야기

#AI는_일하고_인간은_산다


사진

1) 15개 정도들이 사과

2) 최근 식료품점 영수증 중 하나 (호스트맘의 담배가격를 제외하면 여러 야채들을 다 합해도 10유로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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