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도움주는 사람은 환영받는 진리
3월 6일 금요일
#로이스_몬테네그로_평화봉사단_이야기
#AI는_일하고_인간은_산다
지난주와 이번 주는 흐린 날이 많았다.
그리고 지난주와 이번 주, 함께 사는 호스트맘이 많이 아팠다. 만성 두통과 근육통을 갖고 있는 호스트맘은 날씨가 안 좋을 때 그 통증이 더욱 도드라진다. 비 오는 날 무릎이 시린 어르신들처럼 말이다.
평상시에도 아침과 점심(도시락)은 내가 준비하지만, 이번 주는 아픈 호스트맘을 위해 저녁 식사까지 준비했어야 했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서 큰 부담은 없었다. 오히려 한국 음식을 해볼 기회였다. 한국 양념이 없어서 제대로 된 한국 음식은 할 수 없었지만, 양배추 볶음이나 감자/달걀 샌드위치, 감자 계란국, 길거리 토스트 등을 만들어 주었다.
가장 하이라이트는 “누룽지 숭늉”이었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호스트맘이 오한이 왔는지 몸을 달달 떨었다. 히터를 틀어주어도 손, 발, 몸은 계속 차가웠다. 그래서 누룽지를 만들어 숭늉을 끓였다. 따뜻한 숭늉을 마시면 몸이 좀 따뜻해질 것 같아서였다. 밥알이 좀 들어간 숭늉 한 냄비를 끓였다. 맛이 밍밍해서 (물론 우리는 구수하다고 느끼는 그 맛!) 좋아할지 몰랐는데, 정말 좋아했고 두 그릇을 먹었다.
또 따뜻하게 발을 데우라고 족욕을 준비했다. 세수대야에 따뜻한 물을 담고 소금을 풀었다. 계속 온수를 더해가면서 한 시간 정도 발을 따뜻하게 데웠다. 그렇게 따뜻한 숭늉을 먹고 발을 데우니 곧 오한이 가시고 몸이 한결 좋아졌다.
자식들이 모두 프랑스에 살고 있어 혼자 지내는 호스트맘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나를 꼭 안아주었다. 오늘 아침에는 오므라이스를 만들어 달걀 지단 위에 케첩으로 하트(Heart)를 그려놓고 나왔다. 호스트맘은 일어나서 그 하트 오므라이스를 발견하고 감동했다며 “맛있게 먹었고, I love you!”라고 메시지를 보내주었다.
다른 자원봉사자들이 살고 있는 호스트 패밀리에 비해 우리 호스트맘은 늘 후하게, 그것도 꽤 고퀄리티의 음식을 준비해준다. 늘 감사한 마음이다. 호스트맘은 아침마다 마실 수 있도록 비트, 당근, 사과를 직접 갈아 만든 신선한 채소 주스도 준비해 놓는다. 또 내 점심 도시락용 샌드위치를 위해 그로서리 장을 정성껏 봐준다. 채소 값이 싸긴 하지만 양상추 같은 녹색 채소는 다른 채소에 비해 조금 비싸서 다른 호스트 패밀리에서는 자주 먹지 못하는 녹색 채소도 넉넉하게 산다. 또 치즈도 낱개 포장된 가공 치즈보다는 큰 덩어리에서 잘라 파는, 조금 더 좋은 퀄리티의 비싼 치즈를 산다. 평화봉사단에 참여한 호스트 패밀리들은 누구나 동일한 금액을 재정 후원받기 때문에 이러한 특별한 배려에 감사한 마음이다.
이제 한 달 남짓 함께 산 호스트맘은 늘 이렇게 제너러스하게 음식을 준비해주고, 주말이면 여기저기 데리고 나가려고 한다. 역시 어디를 가도 가는 정과 오는 정이 함께 있어야 건강한 관계가 유지되는 것 같다.
세상 어디를 가도 통하는 건 언어보다 빠른 것이 있다.
따뜻한 마음, 그리고 한 그릇의 숭늉이다.
사진
1) 호스트맘을 위해 준비한 하트(heart)로 모양을 낸 오므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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