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에서의 첫 8주는 꼭 8개월처럼 산 느낌
3월 16일 월요일
#로이스_몬테네그로_평화봉사단_이야기
#AI는_일하고_인간은_산다
시간은 정말 상대적인 것 같다.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 “찰나” 같을 때가 있고,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영겁” 같을 때도 있다.
몬테네그로 평화봉사단으로 온 지 벌써 8주째를 맞이하고 있다. 그 8주가 꼭 8개월처럼 더디게 느껴졌다. 물론 지루한 건 아니었다. 다만 시간이 참 더디게 지나갔다.
원래도 1년 중 시간이 가장 천천히 흐르는 달이 1월달이라고들 하지만, 이번 몬테네그로에서의 지난 6주(1월, 2월)는 정말 더 길게 느껴졌다. 하루하루가 낯설고,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머릿속과 마음을 동시에 붙잡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새로운 언어를 집중적으로 배우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보통 2년 과정으로 배운다는 언어를 두 달 남짓한 시간 안에 압축해서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이런 몰입식 학습은 나에게도 처음이었다. 첫 두 주는 솔직히 꽤 힘들었다. ‘내가 이 언어를 정말 배울 수 있을까?’ 하는 자기 의심이 고개를 들기도 했고, 괜히 이 길을 선택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쳐가기도 했다. 매주 언어교사와의 피드백 미팅이 있고 중간중간 테스트도 이어지니, 마음 편히 “그냥 재미있게 배우면 되지” 하고 넘길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생각보다 긴장도 되고, 스트레스도 꽤 컸다.
게다가 나는 영어 교사로 왔다. 그래서 수업을 참관하는 것뿐 아니라 실제 수업을 진행하는 연습도 했다. 45분 수업을 어떻게 설계할지,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마무리할지, 아이들의 집중을 어떻게 붙잡을지 고민하면서 교단에 섰다. 초등학교 1학년의 작은 손을 가진 아이들부터, 유튜브 패션 크리에이터 방송을 막 마치고 나온 것 같은 화장기 짙은 고등학생들까지. 나이도 분위기도 전혀 다른 학생들을 마주하는 경험은 생각보다 훨씬 다이내믹했다.
그 외에도 학생들과 문화적으로 포용적인 방식으로 소통하는 방법, 주의를 집중시키는 법, 학습 능력이 다른 학생들이 한 교실에 있을 때 수업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기존 교사와는 어떤 관계로 수업을 나눠 맡아야 하는지 등등에 대해서도 계속 토론하고 연습했다. 교실은 생각보다 훨씬 살아 있는 공간이었다. 내가 준비한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순간도 많았고, 예상치 못한 상황도 종종 생겼다. 그럴 때마다 ‘아, 교사는 이렇게 배우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전혀 모르는 사람 (호스트 가족)과 한 집에서 사는 것도 즐거움이자 동시에 서로를 맞춰가야하는 과정이었다. 말이 잘 안통하는 호스트맘과 대화를 나눠가고, 식사 시간을 맞추고, 음식 선호도를 맞춰가는 과정이었다. 또 흡연이 일상적인 나라에서 담배 냄새와 익숙해지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정이다.
그동안 살았던 대도시의 복닥복닥한 삶에서 벗어나 단조롭고 단순한 삶이 펼쳐질 앞으로 2028년 여름까지 남은 시간이 찰나처럼 느꼈질지, 영겁처럼 느껴질지 아직 잘 모르겠다.
서울이나 대도시에서의 바쁜 일상과는 전혀 다른 리듬의 하루가 이어지기 때문에, 때로는 지루하고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송파구 인원정도가 전 나라 인구인 몬테네그로에서 단조로운 생활의 좋은 점을 조금 더 천천히 누려보려고 한다. 천천히, 느리게 사는 연습을 하러 왔는데,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하루하루 깨닫는다.
producivity, 생산성, 효율성, 빨리빨리 등, 이런 단어들이랑 멀어지는게 쉽지 않다.
천천히, 느리게 사는 법을 일부러 배워보자. 노력해보자. 고고슬슬이닷!! (not 고고씽^^)
사진)
길거리에서 어슬렁거리는 개와 템포를 맞추며 고고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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