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 인구의 몬테네그로어를 배우면서 갖게된 "큰" 생각
3월 17일 화요일
#로이스_몬테네그로_평화봉사단_이야기
#AI는_일하고_인간은_산다
며칠 전 중국의 "민족단결법"관련 기사를 읽었다.
중국이 “민족 통합”을 명분으로 소수민족 어린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만다린어 교육을 의무화하는 내용이었다. 표면적으로는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하지만, 많은 학자들과 인권 단체들은 이 정책이 결국 소수민족 언어와 문화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티베트, 위구르, 몽골 등 여러 지역에서는 이미 자국 언어 교육이 줄어들고 문화적 자율성이 제한되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BBC 기사에서 어떤 학자는 “다음 세대의 아이들이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를 잊게 될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그 기사를 읽으며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몬테네그로에서 새롭게 하게 된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었다.
몬테네그로는 아주 작은 나라다. 인구가 약 60만 명 정도이니 한국의 송파구 정도 규모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그런데 이 작은 나라 안에도 몬테네그로어뿐 아니라 세르비아어, 보스니아어, 알바니아어 등 여러 언어와 문화가 함께 존재한다.
이곳에서 언어를 배우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점점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대형국, 선진국 중심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말이다. 큰 나라, 강한 경제, 영향력 있는 언어.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표준’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은 아닐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언어인 영어를 배울 때 우리는 정말 열심이었다. 영어는 속칭 ‘가성비’가 가장 높은 언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나는 송파구 인구 정도만이 사용하는 언어를 배우고 있다. 말 그대로 ‘가성비 꽝’인 소수 언어를 하루에 8시간 이상씩 꼬박 투자해 가며 배우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막상 이 작은 나라에서 살아보니 오히려 반대로 느껴진다. 여러 언어와 문화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모습이 이 사회를 더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언어와 문화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이 아니다. 그 안에는 한 사회의 역사와 기억, 그리고 삶의 방식이 담겨 있다. 그래서 소수 언어와 문화가 함께 존재한다는 것은 단순히 언어 하나를 보존하는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능력을 사회 전체가 배우는 일일지도 모른다.
몬테네그로에서 언어를 배우고 사람들을 만나며 나는 점점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세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거대한 힘이나 큰 규모가 아니라,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가 함께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런 공간이 사라질 때, 우리는 단순히 언어 하나를 잃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방식을 함께 잃게 되는 것은 아닐까.
#로이스_몬테네그로_평화봉사단_이야기
#AI는_일하고_인간은_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