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다라 이야기 #4
보협인석탑(寶篋印石塔, 국보)
1967년 천안 대평리 탑골계곡 절터에서 발견되었다. 잔존하던 부재들을 수습해서 조립한 것으로 완벽한 형태는 아니다. 그럼에도 탑재 곳곳에 불교와 관련된 이야기가 빼곡하게 조각되어 있어 꽤나 흥미로운 작품이다. 또한 보협인탑으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사례이기에, 그 중요성을 높게 평가받아 1982년에 국보로 지정되었다.
옛날 고대 인도의 어느 왕국에 세 왕자가 있었다. 어느 날 세 왕자는 함께 숲을 거닐다가 절벽 아래에 어미 호랑이와 일곱 마리의 새끼 호랑이가 있는 것을 보았다. 어미 호랑이는 새끼들을 낳은 후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로 굶주려 거의 죽기 직전의 모습이었다. 이 모습을 본 왕자들은 호랑이들 돕고자 하였다. 첫째와 둘째 왕자는 호랑이에게 줄 음식을 찾아 떠났고, 셋째 왕자인 사트바 왕자는 호랑이들을 지키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어미 호랑이가 굶주림을 참지 못하고 새끼 호랑이들을 잡아먹으려 하였다. 이에 사트바 왕자는 자신의 몸을 어미 호랑이에게 먹으라고 주었다. 하지만 호랑이는 왕자를 먹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사트바 왕자는 벼랑 위에서 몸을 던져 죽음으로서 어미 호랑이가 먹도록 하였다. 그러자 어미 호랑이가 왕자의 몸을 먹었고, 호랑이들은 살아날 수 있었다. - 사신구사 본생담
“살을 베어 저울에 달더라도 한 마리 새를 살리려고 했고, 피를 뿌리고 목숨을 끊어서라도 일곱 마리의 짐승을 스스로 가엽게 여겼다. 짐의 뜻은 사람을 이롭게 하는 데 있는데, 어찌 죄 없는 사람을 죽이겠느냐? 네가 비록 공덕을 쌓는다고 할지라도 죄를 피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 삼국유사 3권 흥법
"축찰시라(탁실라)에서 동쪽으로 이틀쯤 가면 스스로 몸을 던져 굶주린 호랑이에게 먹인 곳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도 큰 탑이 세워져 있고 모두 갖가지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다." - 고승법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