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만나는 또다른 세상, <Flipped>

롤라의 독서노트 #43

by 롤라

부끄럽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지금까지 학교 수업 외에 내 의지로 원서를 완독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시도는 정말 많이 해봤고, 매번 의욕 넘치게 시작하지만 어느새 책장 한구석에 방치되곤 했다. 그런데 이번 1월엔 로라의 원서읽기 리추얼 챌린지 덕분에 약 3주 만에, 그것도 하루 10-20분 투자로 『Flipped』를 완독했다. 이번 달이 너무 바빴어서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마지막 장을 넘기고 있었을 때의 성취감이란...!


워낙 첫사랑 영화로 유명한 소설이라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대체 왜 제목이 'Flipped'인지, 표지에 병아리는 왜 뒤집어져 있는 건지 궁금했는데, 읽다 보니 모든 게 이해됐다. 'Flipped'는 단순히 '뒤집힌'이라는 뜻을 넘어서, 이 소설의 모든 것을 관통하는 키워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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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선으로 본 같은 이야기, 신선함 그 자체


1.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이야기 전개 방식이다. Bryce와 Juli, 두 주인공이 번갈아가며 같은 사건을 각자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같은 순간을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이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아, 사람들은 정말 각자의 렌즈로 세상을 보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특히 서로에 대한 마음이 'Flipped'되는 과정이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이것이야말로 진짜 'Flipped'였는데, 더이상 이야기하면 스포가 될 것 같으니 이쯤에서 줄이겠다.


2. Bryce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읽으면서 정말 여러 번 답답했는데, 문득 그 나이 즈음의 나를 떠올려 보니, 또 이해가 됐다. 주변 눈치 보고, 친구들한테 어떻게 보일까 전전긍긍하고, 정작 중요한 걸 놓치던 그때의 나. Bryce도 그저 그런 나이였던 거다. 뭐 사실 나도 지금이라고 크게 달라졌냐 하면 또 그렇지도 않은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마지막 장면(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어떤 장면인지는 비밀!)이 더욱 감동적이었다. 그 순간 Bryce의 모든 행동이 용서됐고, 내 아들도 아닌데 한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엄마가 된 것처럼 뿌듯하기까지 했다.


3.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예상치 못하게 깊이 생각하게 된 부분이 있었는데, 부모님의 양육 방식과 태도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었다. Juli의 아버지와 Bryce의 아버지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그리고 그 차이는 아이들의 가치관, 자존감, 타인을 대하는 방식에까지 고스란히 반영됐다. 건강한 마인드셋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영어공부가 아닌, 진짜 독서를 하는 경험


사실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건 롤라움 원서읽기 리추얼 챌린지라는 틀과 로라 리더의 탄탄한 가이드 덕분이었다. 오늘은 어떤 질문이 나올지 기대하며 매일 정해진 분량을 읽고 내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다른 참가자들의 답변을 보며 '아,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깨닫는 순간이 즐거웠다.


로라 리더와 이 원서읽기 리추얼을 기획하며 잡았던 목표 중 하나는 '원서읽기를 영어 공부하듯 하지 않고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었는데, 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모르는 단어를 다 찾아보지 않고 어떻게 읽지?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정말 가능했다.


단어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았다. 그냥 한국어 책 읽듯이 쭉쭉 읽어 내려갔다. 물론 모르는 단어들이 많았다. 한 페이지에만 몇 개씩 있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문맥 속에서 대략적인 의미를 파악하고, 전체 흐름을 놓치지 않으니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들어왔다.


어린 시절 한국어 책을 읽을 때 모든 단어의 정확한 뜻을 다 알지 못해도 이야기를 이해했던 그때처럼,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이야기 자체를 즐기는 독서를 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혼자 읽었다면 분명 또 중간에 포기했을 텐데, 함께 읽으니 끝까지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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