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에서 풀을 뜯던 염소들이 떼를 지어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스도가 유혹을 받은 바로 그 유혹산(Miunt of Temptation)이 바로 앞에 보이는 곳이었다. 하루종일 배불리 풀을 먹고 난 뒤 집으로 돌아가는 염소들은 행복해 보였다. '본향'이라고들 한다. 우리가 사는 이세상의 집이 있다면 또 우리가 살 영원한 곳의 집이 있다. 이세상의 집이 임시라면 저세상의 집은 영원이다. 그 본향을 잠시 잊는게 유혹일 것이다. 그건 이세상의 유혹이다. 이세상밖에 없다는 유혹이다. 보이지 않는 저세상은 잊으라고 하는게 유혹이다. 권력유혹, 재물유혹, 육체유혹, 집착유혹도 저세상을 잊은 '이세상에 관한 것'이다. 어쨋든, 집으로 가는 길은 행복한 길이다. 육체의 배가 부르든 마음의 배가 부르든, 이세상 집이든 저세상 집이든... 그러나 염소들과 다르게 배도 고팠고, 이세상의 집, 내가 사는 런던집 푹신한 침대도 그리웠다. 유혹의 산 앞에서 이건 또 유혹아닌가? 다시 다짐하자... 난 순례자야.
우린 순례자요...이세상을 지나 천국(본향)으로 향해 가는 순례자란 말이요(We are pilgrims... that we are just passing through this life, journeying toward heav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