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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던 율리시즈 Jan 24. 2018

용기있는 그녀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

런던 에세이

사진:www.bbcnews.co.uk

테사 자알(Tessa Jowell)은 영국 노동당 정치인이다. 영국에선 물론 잘 알려진 정치인이지만 다른 나라에선 이분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지금은 일선에 나서지 않지만 토니 블레어 정권시절 공중보건과 문화부 장관을 역임했고 특히 2012년 런던 올림픽 유치에 그녀는 일등공신이었다. 그래서 런던올림픽 유치와 성공적인 개최, 거기에다 그녀의 정치경력에 덧붙여 지금은 영국상원(House of the Lords)의 귀족이 되었다.


그녀는 스코틀랜드의 중세대학중 하나인 아버딘(Aberdeen) 대학을 나와 소셜워커로 일했으며 런던의 유명한 정신병원인 모슬리(Maudsley)병원에서도 일했다. 올해 70세가 된 이 여성정치인은 남성주류의 정치계에 자신의 이름을 뚜렷이 각인시킨 몇 안되는 여장부였다.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고, 특히 여성 정치인이라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도 높았다. 그러나 여성이기에 언론이 보여주는 관심은 남성에 비해 다른 시선이었고 불공정하였다. 한번은 추운 날씨라 롱패딩같은 두꺼운 겉옷과 목을 둘둘 감싼 목도리를 하고 나타났다. 멋지게 차려입은(?) 상대편 여성과 비교하며 언론은 이를 꼭 짚어내고 비판조롱하였지만 이 여성은 당당하였다. 추운데 이렇게 입어야지 미니스커트를 입나 반문하며 오히려 이를 크게 보도한 언론에 한방을 날렸다. 그러나 당당한 그녀도 변호사인 남편이 이탈리아의 난봉꾼 정치인 실비오 베르루스코니와 연계되어 정치인으로서도 아내로서도 어려운 시간도 보냈다.


그렇던 이 여성 정치인이 흔하지 않은 종류의 뇌종양으로 영국의 언론을 탔다. 인터뷰에선 국가의료시스템인 the NHS가 아닌 독일로 가서 실험적인 치료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처럼 중병에 걸린 사람들에게 좀더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치료법도 허용이 되야한다고 주장하였다. 사진으로 본 그녀는 한때 당당하던 여장부의 모습이 아닌 화약요법을 받아 머리가 빠졌는지 털모자를 눌러 쓴 조용히 죽음을 응시하는 환자의 모습이었다. 병원에서 일하는 나로선 중병의 그녀에게 마음이 더 갈 수밖에 없었다. 그분은 인터뷰에 임하면서 쉽지 않음에도 솔직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현상황을 말하였다. 그리고 빼놓지 않고 그녀의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에 대한 감사와 축복을 덧붙였다. 어떤 단어를 발음할 때는 어려움도 있었고 더듬거렸다. 아마 이 인터뷰를 들은 사람들은 그녀의 중병에 안타까워하면서도 용기있는 그녀에게 힘찬 박수를 보냈으리라. 죽음앞에 서면 그 누구라도 진지해지고 솔직해질 것이다. 그래서 죽음이란 모두에게 공평하고 죽음에 대한 묵상보다 우리 삶을 더 값지게 하고 돋보이게 하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이 공평한 죽음 앞에서는 정치인도, 유명인도, 백만장자도, 어느 이름없는 보통 사람도 모두 똑같다.


테사 자알은 어려운 인터뷰로 용기있게 자신의 삶을 고백하고 사람들과 나누었다. 가끔씩 어눌한 발음에 안타까웠지만 그녀의 말속에 지혜가 담겨있었다. 지금은 타계한 아일랜드의 노벨상 수상 시인 셰이무스 히니(Seamus Heaney)의 말에 큰 영향을 받았다며 인용했다. "두려워하지 말라(Do not be afraid)."

그리고 덧붙였다.


"두렵지 않아요(I am not afraid...)..."


존경스럽다...

사진:www.bbcnews.co.uk

https://brunch.co.kr/@london/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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