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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던 율리시즈 Jun 18. 2017

여기가 나이아가라 폭포?

아이슬란드 여행 에세이 3

엄청난 양의 물이 떨어졌다.  
그 소리가 나의 귀청을 사정없이 때렸다. 
난 내가 죄인임을 알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둥겅둥겅.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를 여기서 경험했다. 차라리 고백하자...
그러나 고백뒤엔 정말 시원했다. 말로한 고백이 아니었다. 가슴으로 한 고백이었다. 그 뒤엔 모든게 새로왔다. 고백성사뒤의 후련함은 이랬다. 난 이 폭포에서 고백성사의 은총을 경험했다.


이 거대한 폭포의 별명은 ‘신의 폭포 (waterfall of the gods)’이고 정식 이름은 '고다포스 폭포(골포스. The Goðafoss)'이다. 이 거대한 폭포는 수천톤의 물을 수초안에 떨어뜨린다. 아이슬란드 '바르다르달러(Bárðardalur)'지역에 있는 이 폭포는 미국과 캐나다의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한마디로 장관이다. 그러나 주위에 어글리한 호텔과 시설이 들어선 나이아가라 폭포와 다르게 이 폭포는 자연경관 속, 그대로 자연안에 있었다.

파편처럼 날아다니고 튀기는 물방울을 여기선 도저히 피할수가 없다. 귀청에 쩡쩡 울리는 자연의 거대한 음향도 도저히 무시할 수 없다. 눈과, 귀와, 피부로, 그래서 오감으로 즐기고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여기이다. 아니, 자연앞에 서서 강제적으로 당하는 경험, 자연의 거대한 힘앞에 굴복해야 함을 경험하는 곳이 이곳이다. 여기서 저항이란 말은 통하지 않는다. 영국화가 '터너'가 알프스에서 경험한 것도 이랬을까? 미술사에서 말하는 '숭고(sublime)'를 난 이 폭포에서 경험했다.

여기선 또, 모두가 전문사진가인냥  사진을 수없이 찍어댄다. 그러나 이들 아마추어 사진가들도 잘 알 것이다. 아무리 잘 찍은 사진도, 열심히 찍은 사진도  이곳에서의 '직접경험'에 비하면 백만분의 일도 안된다는 사실을...


내 입은 아무말도 못하고 그저,

"와...."

소리만 계속 지르다 왔다.

그것도 폭포속에 쑤욱 쓸려 내려가 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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