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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던 율리시즈 Jul 09. 2017

괴테가 사랑한 이탈리아

이탈리아 여행 에세이-괴테는 샬롯을, 독일은 이탈리아를 흠모했다.


“시칠리아를 빼면 이탈리아의 영혼은 빈거나 마찬가지다: 이곳에 모든 열쇠가 있다.” (괴테)

“Without Sicily,

Italy creates no image in the soul: here is the key to everything.” (Goethe)


괴테는 이탈리아-마니아 였다. 아니, 더 정확히는 서양문명의 요람이자 원천인 클래식 문명, 즉 그레코-로마 문명에 심취하였다. 그래서 결국 책으로 접한 마음속의 이탈리아가 아닌 몸으로 직접 체험하고픈 마음에서 이탈리아로 긴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이 여행은 자신이 사랑한 여인 ‘샬롯’과의 외로운 사랑으로 펴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후 유명인사가 된 자신을 돌아보고 또 새로운 창조적 샘물을 마시기 위한 어떻게 보면 아주 개인적인 영적 순례였다. 나중에 그의 이탈리아 여행 기록과 메모는 ‘이탈리아 여행기(Italian Journey)’라는 책으로 나왔다.


그는 유명한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들, 베니스와 피렌체 그리고 로마등등 여러곳을 보았다. 그리고 1787년 4월 초에서 5월 중순 사이에 시칠리아를 방문했다. 요즘 시칠리아 여행루트인 페리를 타고 산 조반니에서 메시나로 가는 짧은 여정이 아닌 더 먼 바닷길인 나폴리에서 팔레르모까지 장장 5일간 보트를 타고서 시칠리아로 갔다. 그리고 그가 들리는 곳곳마다 그의 인상을 메모로 적어 놓았다.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은 괴테의 개인적인 호감도 뿐만 아니라 당시 유럽 지성인들 사이에 유행한 고대 클래식 문명에 대한 광범위한 호기심의 영향도 컸다. 영국에선 ‘그랜드 투어(the Grand Tour)’ 란 말로 귀족과 상류층 젊은이들은 이탈리아로 그리스로 여행을 떠났다. 이들의 여행 경험과 기록은 영국 사회와 문화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독일도 영국과 마찬가지였다. 괴테 전에 많은 독일 문학가와 예술가들이 이미 이탈리아에 정주하며 고대문명을 직접 보고 경험하였다.


그 중의 한명이 요한 티쉬바인(Johann Heinrich Wilhelm Tischbein)이었다. 로마에서 만난 그와 괴테는 문학과 예술 그리고 고대문명에 대한 공통 관심사를 소유함으로 금방 친구가 되었다. 그래서 여행도 같이 다녔다. 괴테도 미술에 일가견이 있었고 심지어 ‘색의 이론(Theory of Colours)’이란 글도 썼다. 그러나 자존심 강한 두 예술가의 우정은 결국 오래 가진 못했다. 서로의 공통 관심사와 의견도 있었지만 다른 점들도 많아 약 3개월 후 나폴리에서 둘은 결국 헤어졌고 각자의 길을 갔다.



이 그림을 보면 괴테가 당시 유행하던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꼭 로마 제국 사람처럼 비스듬히 누워있다. 그가 입은 크림색 덧옷(duster)은 당시  여행자들이 걸치던 옷이다. 그의 주위로 로마 시대 폐허인 로마 캄파냐(the Campagna di Roma)가 보이고 바로 뒤에 그레코-로만 조각이 보인다. 네오-클래식(Neo-Classicism) 그림임을 금방 눈치 챌수 있는 단순함(simplicity)와 균형(symetry)을 여기서 볼수 있다. 종전 바로크와 로코코의 장식성과 복잡함 그리고 의도적 불균형이 여기선 보이지 않는다.


이 티쉬바인의 작품은 독일 민족의 아이콘적 인물인 괴테의 이 이탈리아 여행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상징적인 측면도 많다. 로마제국 시대땐 문명화가 덜된 야만인 게르만족으로 치부되던 독일민족(나찌 히틀러도 이 부분에 굉장히 민감해 했다. 그래서 역사날조도 시도했다. 일본처럼...)이 괴테란 엄청난 문화의 아이콘을 배출함으로 그 잠복된 열등감을 씻고자하는 무의식이 이 그림에 깔려있다. 그리고 그 문화의 아이콘을 로마 문명의 ‘폐허’에 배치함으로 독일민족의 열등감을 감추고 우수성을 뚜렷이 드러냈다. 그러므로 의도적으로 서양문화의 원천과 독일민족(당시는 독일이 한나라가 아니었음에도)의 ‘연결’을 여기서 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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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Goethe in the Roman Campagna',

Johann Heinrich Wilhelm Tischbein. 1787. oil on canvas. 164 cm × 206 cm (65 in × 81 in), Städel, Frankf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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