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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던 율리시즈 Aug 31. 2017

에펠탑이 꼴보기 싫어지면?

프랑스 여행 에세이-에펠탑

지금은 파리의 상징처럼, 또 프랑스의 상징처럼 되버린 에펠탑이지만 한때는 엄청난 미움도 받았다. 프랑스의 소설가 ‘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도 그 한사람으로 당시 파리의 센느 강가에 세워진 에펠탑을 엄청 싫어하였다.

‘무슨 저런 흉측한 괴물을 이 아름다운 도시에 세우다니…’


가끔 혀를 끌끌 차며 지인들과 함께 강력한 반대의 의사를 표하였다. 하기야 노르망디 지역의 디에프(Dieppe)라는 아름다운 시골 타운에서 왔으니 저런 앙상한 철골 구조물에 ‘미’를 감각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반대와 무관하게 에펠탑은 점점 인기를 얻어갔다. 모파상의 문제는 보통 6층 정도의 파리 낮은 건물들에 비해 강가에 우뚝 솟은 이 높다란 괴물 철골탑은 파리의 어디에고 보이는 것이었다. 지금에야 ‘데팡스'지구가 새로 개발되어 런던의 ‘카나리 워프’처럼 고층 빌딩이 즐비하지만 당시의 파리는 아니었다. 여기가도 에펠탑이 보이고 저기가도 에펠탑은 보였다.


‘그래서 파리에 사는 시민들이라면 이 에펠탑을 피할래야 피할 수가 없었다.’


어느날 갑자기 솟은 이 괴물탑은 그렇게 파리시민의 일상사를 내려다보며 함께 하였다. 모파상처럼 이 우뚝솟아 내려다보는 괴물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파리의 어딜 가더라도 에펠탑이 이들을 따라다니는 것으로 느껴졌다. 마치 싫어하는 사람에게  스토킹 당하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작가로 또 지성인으로 자존심 하나만은 강한 모파상은 이게 또 못마땅하였다. 그래서 그는 날마다 에펠탑 아래에서 점심을 먹었다(비쌀텐데...). 왜냐하면 오직 그 안에서 만이 괴물 에펠탑을 보지 않고 피할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보면 ‘역설적인'인 이 일화속에 지혜도 숨어있다. 단순히 ‘호와 불호’를 떠나서 일상에서 자주 부딪히는 ‘싫은 것들’, 예를 들어 사람들, 일, 조직 등등을 피하고 달아나려하지만 그렇게 할수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싫어하는 것들로부터의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파상처럼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왜냐하면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싫어하는 것들 안에 '답'이 있기 때문이다.

***

https://brunch.co.kr/@london/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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