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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던 율리시즈 Sep 09. 2017

김정은이 영국방송 발음교정을 도왔다?

런던에서-

영국 언론은 지난 몇 주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수소폭탄 실험을 경쟁하듯 톱 뉴스로 보도했다. 이는 가장 중요한 영국의 사안인  EU와의 '브렉시트'협상을 제칠만큼 큰 뉴스였다. 그리고 뒤이어 국제정치 전문가들이 연일 방송에도 신문에도 초청되 그들의 분석과 의견들이 방송되고  신문에도 게재되었다. §

한반도에 관한 전문가는 별로 없는지 옛 북한 주재 영국대사는 이 방송 저 방송 끊임없이 나와 똑같은 말을 반복했고 영국대학에서 가르치는 중국인 교수가 몇 나왔으며 한국대학에서 가르치는 외국인 교수도 몇분이 나오셨다. 방송특파원은 일본주재(북한가서 말썽부린 BBC의 그 기자도) 기자와 중국주재 기자들이 '항상' 나왔다. 물론  한두번 한국주재 기자도 나왔다. 그렇지만, 한국은 항상 중국과 일본의 관점에 묻혀 나오는 모양새였다.§

어쨋든, 여러모로 기분좋지 않은 뉴스고 한반도의 현상황을 반영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는 사람들도 그렇고 만나는 사람들도 곧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데 가족들은 괜찮느냐는 반복되는 똑같은 질문을 끊임없이 받았다. 젊은 대학생으로부터 해서 여든 노인들까지 다 포함되었다. 그래서 가족에게 카톡을 하니 레스토랑에서 삼겹살을 즐겁게 먹는다고 했다. 오히려 테러 자주 일어나는 런던을 심히 걱정했다. §

이번 북한 사태로 한가지 느낀것은 영국방송들( BBC, ITV, 그리고 Channel 4) 기자나 앵커들이 '김정은'이란 발음을 코치를 받아 발음연습을 했는지 대부분 정확했다. 그전엔 대부분이 '킴 영은' '킴 주웅 우운' '킴 융운'등으로 발음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몇몇은 옛날 그대로 '김영은'이라 했으며 '정(Jung)'으로 표기되는 김정은의 이름을 아마 독일어식으로 읽어서 또 유명한 정신분석학자 칼 융(Jung)때문인지 '융'이나 '영'으로 읽었다. 그러나 '뉴스나이트(Newsnight)'라는 중요한  BBC 의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인 커스티 워크는 처음엔 '김정은'으로 발음하다 뒷 문장에선 또 '김영은'으로 발음하였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이 BBC방송의 베테랑 언론인은 영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람이고 냉정하고 논리적이며 송곳같은 질문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진행자의  입에서 한번에 김정은과 김영은의 발음을 듣자 한반도의 중대한 사안임에도 웃음이 절로 나왔다.§

하여튼, 온 민족을 볼모로 잡고 하는 짓이란게 그거뿐인 북한의 현실에 암담해 웃음이 아닌 한숨이 푹푹 나온다. 북한 동포들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똑같은 질문을 받아 짜증나고 귀찮은 것을 넘어 한국에 사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해외에 사는 한국사람들도 항상 걱정되는 건 마찬가지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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