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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카당스 Mar 15. 2024

설득의 3요소 -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 (3)

성공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필독서 - 프레젠테이션 #4

로고스 - 합리성에 호소하는 방법


합리성에 호소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생각할지 모른다.


1. 우리 회사의 제품은 고객들에게 이득을 준다.

2. 고객사는 우리 회사의 제품을 사서 이득을 볼 수 있다.

3. 따라서 고객사는 우리 회사의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이런 프레젠테이션 구성으로 물건을 팔 수 있었다면, 아마 세상에는 물건이 동나서 구하기가 어려운 지경이 되었을 것이다.


합리성에 호소하는 방법이 어려운 이유는 인간이 이성적인 동물이 아니어서가 아니다. 바로 사람들마다 생각하는 합리성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위의 예를 들어보면 고객에게 있어 합리적인 선택은 이득이 아니라 비용일 수도 있다. 또는 다른 여러 회사들과의 비교우위일 수도 있다. 상대의 머릿속에 들어갈 수 없는 이상, 합리성에 호소하는 방법은 어렵다.


설전에 들어갔다고 해보자. 소크라테스는 이 방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특유의 산파술이라 불리는 기법으로 많은 철학자와 위정자들과의 설전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결국 그는 미움을 받아 독배를 들었다.


때때로 회사 내에서 토론이 벌어졌을 때, 이성적으로 그 토론을 승리하는 것이 일을 잘하는 사람으로 보인다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 이성적으로 상대를 이겼을 때 그 상대는 당장은 승복할지 몰라도, 마음속으로는 승복하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기가 어렵다. 또한 주변에 여기저기 분란을 일으키고 다니는 문제아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


합리성에 대한 정의도 사람마다 다르고, 상대를 논리적으로 이기는 것 또한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합리성을 활용할 수 있다는 말인가?


잠깐 역발상을 해보자면,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든 합리성을 찾아낼 수 있다. 이를 합리화라고 하는데, 결국 상대 스스로가 합리성을 찾아가게 만든다면 그 프레젠테이션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이건 에토스와 파토스가 작용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에토스와 파토스로 인해 설득이 된 사람은 설득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찾아 나선다. 제품의 장점을 줄줄 늘어놓는 판매직원보다 뭔가 믿음이 가는, 사람 좋아 보이는 판매직원의 매상이 훨씬 높다. 그런 직원에게 물건을 구매한 고객은 "이 직원이라면 문제가 발생해도 더 잘 챙겨줄 거야"라고 합리화를 하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로고스를 활용해야 할까?


가장 쉬운 방법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이때 질문은 상대가 아무 답변이나 할 수 있는 오픈 퀘스쳔(Open Question)이 되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발표자가 원하는 답변이 나올 수 있게끔 질문을 해야 한다. 그게 어렵다면? 자문자답도 한 가지 방법이다.


예를 들어보자.


만약 A라는 공급업체의 강점이 가격보다는 품질이고, 품질을 근거로 결정권자를 설득하려는 프레젠테이션이라고 해보자. 어떤 질문을 던지면 결정권자의 합리성에 호소할 수 있을까?


"부장님, 공급업체를 결정할 때 제일 중요한 게 무엇일까요?"


이렇게 물어봤을 때 부장님이 품질이라고 답하면 당연히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기가 쉬울 것이다. 그러나 가격이나 호환성 등 다른 조건을 말한다면, 질문은 안 던지느니만 못한 게 되어버린다.


이번에는 이렇게 바꿔서 질문해 보자.


"부장님, 공급업체를 결정할 때 품질만큼 중요한 게 있을까요?"


당연한 질문이라 부장님은 그저 고개를 끄덕일 가능성이 높다. 한 발 더 나아가보자.


"부장님, 지난번 공급업체 선정에서 가격을 기준으로 선정했다가 곤욕을 치른 사실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만큼 공급업체를 결정할 때 품질만큼 중요한 게 있을까요?"


이렇게 다른 단서를 미리 달아 답변을 유도하는 것이다. 부장님은 아마 다른 생각은 추호도 못할 것이다.


핵심은 상대에게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주고, 그 생각을 발표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도, 중요한 내용에 대해서 퀴즈를 낸다던가, 질문의 형식으로 듣는 이가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한다면, 훨씬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설득의 3요소를 실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봤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설득의 3요소 중 에토스만큼 강한 것은 없다. 2차 세계대전에서 괴벨스가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히틀러의 우상화였다. 일단 우상화가 성공하고 나면, 그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사람들이 믿기 때문이다.


실무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권위를 획득하면 어떤 종류의 커뮤니케이션이라도 훨씬 수월해진다.


그러나 권위란 하루아침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 번 유명해지면 계속해서 조회수가 나오는 SNS 시장처럼,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직위를 얻거나, 전문가가 되거나, 아니면 일 잘하는 직원이라는 평판을 얻으면 커뮤니케이션에 날개를 달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설득의 3요소를 통해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제 기본적인 개념은 다 파악했다고 보면 된다. 다음 글부터는, 실무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프레젠테이션 구성법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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