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필독서 - 프레젠테이션 #6
프레젠테이션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바로 "정보 공유"와 "설득"이다. 그러나 이것은 형식상의 목적이고, 발표자의 "진짜 목적"이 따로 있는 경우가 있다. 프레젠테이션의 구성은 다름 아닌 발표자의 "진짜 목적"을 따라야 한다.
먼저 정보 공유와 설득의 프레젠테이션은 사실 내용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주장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일 뿐, 메시지를 중심으로 발표의 플로우(Flow)를 구성해야 한다는 점에는 다를 것이 없다.
차이는 발표자의 "진짜 목적", 혹은 욕망에서 발생한다.
예를 들어 발표자가 이번 발표를 통해 임원들에게 인정받고자 한다면, 내용도 중요하지만 결국 발표자가 드러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단어 선택에서도 "우리"보다는 "나"를 더 많이 사용해야 하고, 발표자가 수치 분석에 자신이 있다면, 수치 분석을 더 넣는다던가 하는 등 발표자가 드러나는 구성을 해야 한다.
반면 고객사에 대한 경쟁 피티라면, 발표자를 드러내는 구성은 피해야 한다. 고객사에서는 발표자 개인보다는 발표자가 속한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더 관심이 많을 것이다. 여기에 자신을 드러내는 발표를 해버리면 큰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
발표자의 "진짜 목적"을 글로 써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보다, 글로 써보면 어떻게 발표를 구성해야 할지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일 것이다.
지난 편에서도 설명했지만 경쟁 피티에서는 순서가 매우 중요하다. 처음과 마지막이 제일 안 좋다. 처음에 하게 되면 청중이 선입견을 가지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흐려지게 되고, 마지막에 하게 되면 계속 똑같은 내용을 들어온 청중이 지루해하거나 이미 지쳐있다. 앞서 말했듯 의외성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순서의 불리함은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아침인지 오후인지, 무슨 요일인지, 날씨는 어떤지 등도 한 번쯤은 고려해봐야 할 대상이다. 필자가 처음 입사해 기업영업을 하던 시절, 선배 심사역이 노하우를 알려준 적이 있다. 약속 없이 고객사를 방문할 때는 비가 오는 날에만 방문한다는 것이다. 비가 오면 외근보다는 내근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였다.
이처럼 발표 시점에 청중이 어떤 상황일지 생각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복잡하고 무거운 주제는 이미 마음이 반쯤 떠나가있는 금요일보다는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특히 식사시간을 피하는 게 좋다.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은 발표가 정례적(Recurring)인가 하는 점이다. 발표가 일회성이 아닌 정례발표라면, 같은 양식을 통일성 있게 반복적으로 사용해 청중의 이해를 도울 수 있다. 또한 매번 반복되는 내용보다 중요한 이슈나 토픽을 맨 앞에 배치하고 시간을 할애함으로써 청중의 반응을 좀 더 이끌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프레젠테이션 중의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청중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정보 공유가 목적이라면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이 낫다. 질의응답을 완전히 개방하기보다는, 적당한 시점에서 정보 전달이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하는 차원에서의 질의응답을 하는 것이 좋다. 아니면 질의응답을 마지막으로 미루거나, 발표 후에 별도로 질문을 받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반면 청중의 전문성이 높고 설득이 목적이라면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노리고 처음부터 질의응답을 허용해야 한다. 즉, "질문 있으시면 언제든지 해주세요"라는 한 마디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처음부터 완전히 열어야 한다.
발표자의 전문성이 어중간할 경우 청중의 질문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있는데, 질문에 대답을 제대로 못한다 하더라도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낫다. 그래야 상대방의 집중을 이끌어내고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실제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에 앞서 이렇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이유는 그만큼 발표의 맥락을 이해하는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전하고자 하는 고려사항들은 필자의 실무 경험에서 나온 것으로, 계속해서 실무에 적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어 나중에는 굳이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발표에 적용하게 된다. 익숙해질 때까지 아래 요약한 표를 보고 체크리스트처럼 활용해 보자.
이제 발표의 맥락을 파악했으니 내용을 구성할 준비가 되었다. 무작정 파워포인트를 열고 시작하는 것도 좋지만, 노트를 펴고 생각을 정리한 후에 프레젠테이션을 만들기 시작한다면 훨씬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What: 무엇(What)을 발표할 것인가, 즉, 발표 내용을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