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
결혼기념일을 잊고 지낼 만큼 바빴다. 뒤늦게 깨달았고, 아이 카시트를 구매하는 겸사겸사 올랜도에서 근사한 식사를 했다.
정원에는 식당에서 쓰는 각종 허브를 길렀다. 종업원들이 손님이 지나갈 때까지 복도 한편에 서서 기다리는 것을 보니 제대로 된 레스토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밥을 먹고 인스타그램용(Instagrammable) 카페에 들렀다.
솔직히 말하면 불편했던 주차와 가격에 비해 평범했던 음료를 감안하면 굳이 멀리서 찾아올 카페는 아니었다. 다만 주인장 디자인 센스가 훌륭해 사진 찍기에는 괜찮았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가면 '기본기에나 충실해유~'라고 핀잔을 들으면서 2주 동안 커피 내리는 연습만 시키지 않을까?
현란하게 사진을 찍는 힙스터들 사이에서 우는 아기를 달래며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