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경계에서
브런치에 마지막 글을 올린 지 어느덧 2년이 다 된 것 같다.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코로나가 터지고, 개인적으로 아주 슬픈 일이 있었으며, 슬픔을 잊기 위해 정말 미친 듯이 일에 몰두했다. 그러다 보니 어쩌다 승진도 하게 되었고, 이번에는 아주 좋은 조건으로 다른 나라로 이주를 하게 되었지만, 마음속의 텅 빈자리는 쉽게 채워지질 않는다.
숨겨서 무엇하랴.
외국에 산다는 이유로, 망할 코로나 때문에 입국도 힘들고, 입국 후에 병원에 찾아갈 수도 없었다. 가장 소중한 이의 임종조차 지켜보지 못했다는 사실은 죽을 때까지 한으로 남아 틈만 나면 눈물로 찾아올 것이다.
한국 나이로 서른여덟, 만 나이 서른일곱.
젊은 날의 패기는 서서히 가라앉고, 이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한 나이가 되었다. 과거의 그 모호한 경계에는 "할 수 있었던 것"(임에도 하지 않은 것)과 "할 수 없었던 것"(임에도 하려고 했던 것)이 숨어있다. 되풀이되는 수많은 실수들과 실패, 허무한 성공들 사이에서, 잠시 쉬어갈 곳 없는 아직도 낯선 이곳에서, 도대체 나는 무엇을 얻으려 하는 것일까.
철학적인 고민은 어쩌다 한 번씩 실컷 취할 나에게 맡기고, 어쨌든 나는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이제 할 수 있는 것을 해보려고 한다. 아프고 힘들지만 조금씩 글을 쓰는 것.
그렇게 조금씩 치유해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