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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카당스 Mar 02. 2024

스페인 테네리페 섬 - GF 빅토리아 호텔

오랜만에 즐긴 휴양지

처음 런던으로 이사 왔던 2022년 5월,


국제 이사가 처음이 아닌데도, 녹초가된 몸과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휴양지를 다녀왔다. 원래는 휴양지 여행을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아이가 생기고 삶이 고단해지면서 어느샌가 휴양지를 선호하게 되었다.


여러 휴양지를 물색하던 중, 문득 스페인 테네리페 섬이 눈에 들어왔다. 가장 큰 이유는 런던에서 가는 저가 항공기가 있었기 때문이고, 지인이 얼마 전에 다녀왔던 GF Victoria라는 리조트 호텔이 무척 좋았다는 평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검색 신공을 해본 결과 Lastminute이라는 곳이 제일 저렴했다. 그렇게 오랜만의 휴양지로 여행을 떠났다.


테네리페섬 개요


테네리페 섬은 스페인 영토이지만 아프리카 북서쪽에 위치해 있다.


테네리페 섬의 풀네임은 "Santa Cruz de Tenerife"로 스페인 영토이지만 유럽보다는 아프리카 대륙에 가까이 붙어있다. 카나리아 제도의 하나로, 그중에 가장 유명한 섬이기도 한데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연간 5백만 명이 방문할 만큼 유럽에서는 무척 유명한 휴양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윤식당 때문에 알려지게 되었는데, 윤식당 시즌 2가 바로 테네리페의 작은 마을인 가라치고 마을을 배경으로 했다. 물론 지금은 윤식당도 안 하고, 우리는 휴양이 목적이었으므로 굳이 섬을 돌아보지 않았다. 선택과 집중이라고나 할까...


GF 빅토리아 (Victora) 호텔


https://gfvictoria.com/en/

5성급인만큼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았다. 5월은 비교적 비수기에 속하는데, 성수기에는 1박에 700유로까지 올라간다. 우리는 아침과 저녁이 포함되어 있는 "하프보딩"을 선택했다.


GF 빅토리아에서 가장 만족했던 부분은 아이와 함께하기 너무 좋았다는 점이다. 아이들을 위한 풀장이 따로 있었던 것뿐 아니라 칸쿤의 올인클루시브 호텔들처럼 매일 저녁 다양한 이벤트로 투숙객들을 즐겁게 해 줬다.


서비스 또한 최고 수준. 그냥 지나가다 마주친 직원들도 손님들이 뭔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면, 하던 일을 멈추고 달려와 도와줄 일이 없는지 물어봤다. 그동안 비용을 절약한다고 3성급만 다니다가 5성급 호텔을 오니 역시 대우가 달랐다.


아이들을 하루종일 맡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아이가 어리다 보니 시도해보지 않았다. 조금 큰 아이들이라면 어른들과 노는 게 지루할 수 있으니 프로그램을 예약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호텔 둘러보기


호텔 전경. 옥상에는 인스타그램용(?) 수영장이 보인다.

호텔에 도착하면 체크인을 하는 동안 웰컴 드링크를 준다. 여러 설명을 해주고 호텔 앱을 깔아주는데 이 앱을 통해서 각종 프로그램 예약과 이벤트 확인 등이 가능하니 반드시 앱을 깔아야 한다.

호텔 리셉션 바깥의 작은 휴식 공간

호텔이 제법 넓기 때문에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파악하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다. 1층 로비 뒤쪽에 작은 슈퍼마켓도 있어서 물과 같은 생필품을 구하기 좋았다.

신나서 놀러가는길ㅎㅎ
호텔룸에서 내려다본 모습. 매일 밤 쇼를 진행했던 공연장이 보인다.


호텔 수영장


리조트 호텔을 오는 가장 큰 이유는 수영장이 아닐까.


GF 빅토리아에는 크게 5개의 수영장이 있는데 1층에 있는 메인 수영장 두 개와 어린이용 수영장, 어른 전용 수영장, 마지막으로 "누드 수영장(?)" 이 있다. 누드 수영장은 차마 민망해서 못 들어가 보고 다른 수영장들만 실컷 즐겼다.

메인 수영장의 모습.
여유있는 한 때ㅎㅎ

비수기에 가서 그런지 사람이 없어서 무척 좋았는데 썬베드에 앉아있으면 알아서 수건을 갖다 줬다. 올인클루시브가 아니기 때문에 음료나 음식을 시켜 먹으면 룸으로 차지된다. 그래도 물놀이를 즐기고 먹는 피자는 정말 꿀맛이었다.


이번에는 우리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어린이용 수영장으로 가본다.

바로 앞에 보이는 것은 유아용 슬라이드다.
연령대별로 몇 종류의 슬라이드가 마련되어 있었다.
물도 제법 따뜻해서 놀기 좋았다.

어린이용 수영장을 즐겼으니 이번엔 어른 전용 수영장으로 가본다. 사실 층 자체가 어른 전용이었다. 한쪽에는 바에서 음료를 팔고 있었고 인스타그램용(?)으로 보이는 작은 수영장이 있었다.

어른 전용 휴식용 공간
인스타그램용 수영장이 마련되어 있다.
높은데서 내려다본 테네리페의 모습. 빌라들이 보인다.

높은 데서 내려다보니 테네리페의 이른바 호텔존이 제법 잘 보였다. 호텔들도 보였지만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빌라들이었다. 예전에 휴양 여행이라 하면 리조트 호텔로 많이 갔었는데 요즘에는 사람들끼리 그룹을 만들어 빌라를 빌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빌라들을 보니 다음번에는 빌라를 빌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물놀이를 하고 나니 배가 고프다. 이번엔 식당으로 간다.


호텔 레스토랑


GF 빅토리아에는 총 3개의 레스토랑이 있는데 도네어(Donaire)라는 고급 레스토랑, 차보코(Cahboco)라는 뷔페 레스토랑, 그리고 아마이나(Amaina)라는 수영장에 딸린 레스토랑이다.


하프보딩을 하게 되면 차보코에서 조식과 석식을 먹을 수 있고, 수영장에서 피자 등을 주문하면 아마이나에서 배달을 해온다. 물론 테이블도 있어서 수영장 뷰를 보면서 식사도 할 수 있다. 도네어는 가격도 비싸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가보지 않았다.


여행 동안 우리의 식사를 책임졌던, 차보코 레스토랑으로 가보자.

차보코 레스토랑으로 가는 입구
신선한 쥬스들이 있었던 쥬스바
각종 해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었다.
이름은 기억이 안나는 생선요리
익숙한 피자 등도 보인다.
다양한 디저트류.
유럽에서 비싼 굴을 실컷 먹었다.

2박 3일 동안 총 4번의 식사를 했는데 매번 메뉴가 바뀌어서 질리지 않았다.


사진에는 담지 않았는데, 역시 유럽이다 보니 다양한 빵류와 치즈류, 초리조 같은 소시지나 햄은 물론이고, 스테이크 같은 뷔페 인기 메뉴도 많았다. 또한 아이들과 함께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었는데 가장 좋았던 건 식당 바로 옆에 아이들이 노는 공간이 있었다는 것.


아이들이 실컷 뛰어노는 동안 부모님들은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어서 대만족 했던 뷔페였다.


호텔 주변 탐색


수영장에서만 놀 수 없는 노릇이니 이번에는 호텔 주변을 탐색해 본다.


아무래도 아프리카에 있지만 스페인령이다 보니, 풍경 또한 스페인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우리가 5년간 살았던 플로리다와 어찌 보면 비슷했다. 그러나 미국의 투박함보다는 유럽의 세련됨이 느껴지는, 사진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산뜻한 느낌이 있었다.


구릿빛 피부의 젊은 커플이, 하얀색 폴로셔츠와 드레스를 입고 빨간 스포츠카를 타고 달리는 느낌이랄까.

커다란 야자나무가 군데군데 보인다. 의상이 날씨와 너무 잘 어울린다ㅎㅎ
플라야 델 두케(Playa del Duque)라는 멋진 해변을 찾아가는 길
선인장으로 꾸며놓은 곳은 사실 고급 레스토랑이다.

GF 빅토리아에서 가장 가까운 해변은 플라야 델 두케(Playa Del Duque)라는 곳인데 물도 깨끗하고 해변의 모래도 고와서, 아이가 물놀이하기에 너무 좋았다.


유럽의 돌 해변들만 보다가 모래 해변을 보니 너무 반가운 순간이기도 했다.

해변으로 가는 길...
멀리에 바다가 보인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해변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물놀이를 하러 가본다.
신나서 뛰노는 중! 사람이 많이 없어서 더 좋았다.




너무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날씨에, 맛있는 음식과 따스한 햇살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던 여행이었다.


세번째 국제이사를 하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완전히 치유하는 여행이었다. 덕분에 주머니 사정은 가벼워졌지만, 아이도 너무 행복해했던 짧은 휴양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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