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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독한 먹기행 Sep 02. 2023

닭무침을 동반한 독특한 맛의 평양냉면, '평래옥'

고독한 먹기행 (56) - 중구 저동2가의 '평래옥'

방문했던 평양냉면집들 중 가장 독특한 첫인상을 안겨준 집. 이 집에 표현할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한 줄이 아닐까 싶다. 평양냉면집이 꽤나 밀집해 있는 중구 일대에서 다른 집들과 마찬가지로 유서 깊은 역사를 지닌 집이기도 한데. 무더워진 날씨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평양냉면을 향한 식욕. 때문에 당시 순례의 일환으로 방문한 곳.


을지로3가역 인근 저동에 위치한 '평래옥'을 한 번 만나보도록 하자.



※ '평래옥'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매일 11:00 ~ 22:00 (브레이크타임 15:30 ~ 17:00, 라스트오더 21:00)

- 주차는 불가하다.

- 대중교통 이용 시 을지로3가역 11번 출구에서 도보 5분가량 소요.

- 1, 2층의 홀로 이루어진 테이블식 구조 (창밖을 보는 혼밥 전용 카운터석도 구비)

- 화장실은 반 외부로 건물 계단 2.5층에 위치 (남녀 구분)

- 냉면과 함께 초계탕, 닭무침, 어복쟁반 등이 함께 하는 전형적인 이북 음식 전문점.

- 닭무침의 경우 기본 찬으로 소량이 등장한다.

- 경험해 본 '송추 평양면옥', '숯골원냉면'과 약간 비슷한 결의 향기. (닭을 베이스로 하는 육수가 첨가되는 것으로 추정.)

- 냉면의 간과 산미가 강한 편. 흡사 물김치 냉면과도 같았는데, 초심자에겐 나쁘지 않을 평양냉면이겠다.

- 독특한 고명의 평양냉면, 굵은 피의 묵직한 만두, 초무침 베이스의 닭무침까지 등장한 한상의 첫인상은 여태껏 가장 독특했던 것 같다.

- 둔탁한 냉면의 면, 굵은 만두 피, 닭살까지 꽤나 묵직한 조합의 한상.



입장한 '평래옥'. 필자는 2층으로 안내를 받았는데, 이른 시각임에도 사람들로 북적이더라. 역시나 역사를 자랑하는 집들처럼 방문 연령대의 폭이 넓은 편임과 동시에 입구엔 음식점의 훈장들도 여러 개 확인이 가능한데.



사진과 같이 '서울미래유산'이라고도 한다. 음, '백년가게'와 같은 것일까? 이따금 지도 앱에서 '백년가게'의 키워드로 음식점을 확인하곤 하니, '서울미래유산'도 참고를 해봐야겠구나.



2층도 창문이 큼직해 꽤나 트인 분위기인 것이 좋더라. 창밖으로는 '명동성당'의 첨탑의 풍경이 함께 한다.

그렇게 자리를 잡고 앉아 주문부터. 이런 이유였구나. 들어가자마자 실내 공기를 통해 다른 평양냉면집 대비 여러 음식의 냄새가(국밥집스러운) 섞인 느낌을 받았는데, 메뉴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필자의 경우 평양냉면 2인과 만두 3개짜리를 주문.



놀라운 건 기본 찬의 구성도 구성인데, 주문과 동시에 나왔다고 해도 될 정도의 손만두. 굉장히 빠른 속도감에 살짝 놀란 필자다. (냉면도 거의 바로 등장했으니 말이다.)



녀석들을 우선으로 살피는데 역시나 음? 했던 건 저 닭무침. 사전 정보 없이 방문한 '평래옥'인데, 그래서 더욱 놀랐다. 여기서 만나다니. 간이 삼삼한 무절임과 함께 김치 아닌 닭무침의 이곳의 기본 찬이란다. (단, 추가는 불가하다.) 냉면과 함께 술을 즐기는 주당들에겐 소박한 포인트이지 않을까 싶구나.



사골 육수의 향이 나는 온육수가 큰 주전자를 통해 등장했고, 사이드로 주문한 만두도 등장.



먼저 만두. 보시다시피 피가 굉장히 두껍다. 묵직하다 못해 젓가락으로 드는데 무겁다고 느낄 정도. 만두의 소 또한 응축력, 밀도감 있게 꽉꽉 들어갔는데. 재료가 많이 섞인 일반적으로 슴슴한 이북만두보단 고기 진한 맛이 강한 고기만두 같다고 느낀 필자다.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간장의 맛 또한 굉장히 진한 편.



이제 주인공, '평래옥'의 평양냉면을 소개할 차례. 이거 보기만 해도 독특하지 않은가? 평양냉면에서 이런 녹빛의 강렬한 색감을 느낀 적이 있었던가?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끌더라. 이후 알아보니 얼갈이배추가 들어간 것이라 하는데, 녀석은 어떠한 간과 조미도 되어있지 않은 쌈 채소의 형태로 들어갔다고 보면 되겠다.



그대로 육수를 한 입. 하는데 또 독특하다. 시큼함이 강한 맛. 바로 앞에 닭무침까지 더해지니 물 흐르듯 떠오르는 단어. '초계'의 키워드다. 뭔가 전반적으로 닭의 영향력이 느껴진다 생각되는 냉면인데, 이 비슷한 리듬의 향기. 양주의 '송추 평양면옥', 대전의 '숯골원냉면' 꿩냉면과 비슷한 결. 다만 산미는 이곳이 훨씬 강렬하다. 물김치 냉면 같다는 생각도 한 필자이니 말이다.



시큼함과 동시에 탁하고 진한 육수의 맛. 확실히 초심자들에겐 거부감이 적을 듯한 느낌. 게다가 계절로는 여름, 손님으로는 주당들에게 딱 어울리는 녀석. 그런 느낌을 받았다. 아, 독특한 맛과 조합으로는 거의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곳이기도 하고 말이다.


다만, 첫인상이 너무 강렬했어서인지 필자에겐 아쉬움도 크게 남았던 집이기도 한데. 먼저 뭐랄까 구성이 굉장히 무거운 느낌이다. 기본 찬으로 등장하는 닭무침은 어쩔 수 없이 뻑뻑한 감이 있고, 굵은 편의 면발, 더해 굵은 만두피까지. 식사를 어느 정도 마치니 버거운 느낌도 들더라. 독특한 3가지 중 어느 하나는 힘이 좀 빠졌으면 하는 바람.



그래도 단순히 식사 아닌 아닌 술과 함께 느긋하게 즐기고 싶은 이들에겐 최적의 집이 아닐까? 메뉴의 선택지가 많아 단체로 찾기에도 좋고 말이다.


음, 그나저나 이후 살펴보니 '비빔냉면이 맛있다는 평양냉면집' 이란 가게의 문구에 다소 혼란을 느낀 필자인데. 그래 닭무침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냉면과 곁들여도 좋겠고 말이다. 이후 기회가 된다면 그날은 비빔냉면이다.

독특한 조합을 선사해 준 면옥집, '평래옥'에 관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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