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카메라를 사용하면 좋을까?’라는 질문의 답은 지금 내 손에 들려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쉽고 편하다고 촬영의 기본을 간과해선 안 된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십분 활용해 최고의 여행 사진을 건지는 방법을 4회에 걸쳐 소개한다.
초창기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은 민망할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문가용 카메라에 버금갈 만큼 성능이 뛰어나다. 렌즈의 조리개가 DSLR 카메라의 밝은 렌즈인 F1.6 정도인 제품도 있고, RAW 파일 촬영은 물론 듀얼 렌즈 장착으로 초광각과 일반, 망원 화각을 넘나들기도 한다. 또 이미징 프로세스의 발전으로 고속 연사 촬영이나 저조도 환경에서 빠른 AF 속도, 노이즈 없는 고화질 이미지도 얻을 수 있다. 스마트폰의 후면 카메라 화소는 대략 1,200만~1,600만 화소, 이미지 픽셀은 3,000×2,000 정도로 잡지 1면을 채우기도 충분한 화질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일반 카메라보다 필름 역할을 하는 센서 크기가 무척 작다. 1/3인치 정도의 작은 센서가 장착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센서 크기가 클수록 단위 면적당 들어오는 빛의 양이 많다. 당연히 큰 센서를 장착한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이 화질이나 컬러 표현이 더 좋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구조상 배경을 흐리게 하는 아웃포커스 촬영이 어렵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대부분 32~35mm 정도의 렌즈를 장착하고, 이 화각은 사람이 눈으로 바라보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한계를 인지하고 있으면 촬영 시 감안해서 더 나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빛이 부족한 실내보다는 빛이 풍부한 자연광에서 촬영해보자. 사진을 담을 때, 자연광을 더 관찰하고 세심하게 보는 훈련이 된다.
배경을 흐리게 촬영하는 아웃포커스 사진이 아름답긴 하지만 배경과 대상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팬포커스(pan focus) 촬영 또한 훨씬 깊이 있는 사진을 구현한다. 이때는 화면 구석구석, 풍경과 대상의 조화를 생각하며 촬영해야 한다.
사진가 대부분은 좋은 사진을 담기 위해 35mm 또는 50mm 정도의 표준 화각으로 피사체를 관찰한다. 광각렌즈나 망원렌즈의 광학적 시선이 아닌 사람의 눈과 흡사한, 일상적인 화각으로 세상을 관찰하기 위해서다.
유명 관광지나 좋은 풍경 앞에서 큰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낑낑대는 이들이 종종 있다. 그때 스마트폰 카메라로 위축되어 사진을 담았던 경험도 있을 것이다. 작은 카메라가 주는 자유로움과 편안함으로 사진을 찍어보자. 손에 항상 있는 카메라가 가장 좋은 카메라라고 하지 않았는가!
김주원은 파인 아트 풍경 사진가이자 사진 교육자, 저술가다. 2014 소니 국제사진상, 2011 동강사진상, 국제사진상 등을 수상했다. 김주원의 <DSLR 사진 강의> <포토샵 사진 강의> <DSLR 사진 입문> 등은 현재 사진 분야 스테디셀러다. 소니 글로벌 이미징 앰배서더로도 활동 중이다.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와 함께 최고의 여행을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