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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골목 여행

이촌로 골목 여행

by 온더로드



아담한 재래시장엔 노포가 즐비하고, 나이 든 맨션이 정갈한 대로변을 따라 죽 늘어선 골목. 빛바랜 풍경 속 중후한 멋을 뽐내는 이촌로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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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곳


1. 국립중앙박물관

DSC03353_수정.jpg 박물관 주변에 조성된 거울못, 석조물정원 등을 거닐며 산책해도 좋다. ⓒ 문지연

명실상부 우리나라 최고의 박물관인 국립중앙박물관은 한때 피란을 가거나 더부살이를 하는 등 온갖 고초를 겪었다. 2005년에 이르러 지하 1층, 지상 6층의 웅장한 건물을 세워 이촌동에 자리 잡았는데, 현재는 총 6개의 상설 전시관을 갖추고 40만여 점의 유물을 전시한다. 먼저 선사시대에서 대한제국까지 시대별 소장품을 전시한 1층부터 관람을 시작하자. 2층의 기증관과 서화관, 3층의 아시아관과 조각·공예관까지 두루 돌면 우리나라 역사를 한눈에 훑을 수 있다. 참고로 해외 유물이나 다채로운 주제로 열리는 특별 전시와 다양한 해설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보다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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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 전시 무료, 10am~6pm, 수·토요일 9pm까지, 일요일·공휴일 7pm까지, museum.go.kr




쇼핑


2. 브리올레트

DSC03506_수정.jpg 고풍스러운 가구를 비치한 아담한 공간에 다양한 주얼리를 전시한 내부. ⓒ 문지연
DSC03479_수정.jpg 고급스럽고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끄는 브로치. ⓒ 문지연

한 집 건너 맛집이라는 이촌동에서 맛깔스러운 식사를 즐긴 후에는 정겨운 동네를 산책하며 소화시킬 차례. 느긋이 걷다 보면 세련된 느낌의 한 쇼윈도에서 자연스레 발길이 멈춘다. 이곳은 자체 제작 주얼리와 국내 디자이너의 작품을 선보이는 주얼리 숍. 주로 실버와 천연석, 진주, 메탈 등의 소재를 다루며, 특유의 감성이 묻어나는 독특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은은한 색과 질감을 살린 천연석을 적용한 귀고리나 브로치 등이 단연 인기라고. 손님의 평소 스타일을 고려해 어울리는 주얼리를 추천하는 주인장의 센스 덕분에 단골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수선과 재도금 등 애프터서비스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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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고리 2만 원부터, 12pm~8pm, 일요일 11am부터, 월요일 휴무, 02 790 6349.




먹을 곳


3. 르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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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로 마감하고 앤티크 가구를 배치해 유럽풍으로 꾸민 내부. 갓김치와 크림 파스타라는 이색 조합이 돋보이는 갓김치 페투치네. ⓒ 문지연


천장의 작은 창으로 포근한 햇살이 들어오고, 분홍색 벽과 고풍스러운 조명이 근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공간. 베트남 요리 맛집으로 소문난 ‘르번미’가 새롭게 선보이는 퓨전 요리 비스트로 르미야다. 이곳은 범상치 않은 요리로 손님의 흥미를 끈다. 카레, 파스타, 스테이크 등 대중적 메뉴에 생각치 못한 식자재를 조합해 독창적 요리를 내는 것. 삼겹살을 올린 눅진한 크림 파스타에 여수 갓김치의 알싸한 맛을 더해 이색적인 풍미가 느껴지는 ‘갓김치 페투치네’, 와인에 숙성한 쇠고기를 넣고 뭉근하게 끓인 일본식 카레 ‘와인 비프 카레’가 인기 메뉴. 부담 없는 가격 또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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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김치 페투치네 1만3,900원, 11am~9:30pm, 쉬는 시간 3pm~4:30pm, 02 797 9135.




4. 피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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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모듬 해물 유자향 볶음에는 화이트 와인을 곁들이면 좋다. 생와사비와 겨자 소스, 간장 소스 등 취향에 맞게 소스를 찍어 먹는 1+ 한우 안심 스테이크. ⓒ 문지연


중식을 베이스로 유럽의 다양한 조리법을 접목해 새로운 요리를 구현하는 누벨 시누아(Nouvelle Chinois). 이를 추구하는 피에세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우아한 중식을 선보인다. 양념을 최대한 절제해 식자재 고유의 맛을 살린 것이 특징. 중식에 와인을 페어링하는 점도 독특하다. 친절하게도 아직 누벨 시누아 요리가 낯선 이들을 위해 셰프가 직접 메뉴를 추천해준다. 시그너처 메뉴는 저온 조리한 탱글탱글한 해산물을 상큼한 생유자 소스에 버무린 ‘모듬 해물 유자향 볶음’, 라이에이징한 안심을 숯불에 구운 뒤 중화풍 소스에 볶은 버섯을 곁들인 ‘1+ 한우 안심 스테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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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듬 해물 유자향 볶음 3만 원, 11:30am~10:00pm, 쉬는 시간 2pm~5pm, 월요일 휴무, 02 790 0768, 페이스북 chinopie




마실 곳


5. 미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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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이 바 안에서 즉석으로 만든 요리를 선보인다. 일곱 가지 제철 해산물을 담은 모둠 사시미. ⓒ 문지연


이촌종합시장에 들어서면 일본어 간판이 곳곳에 걸린 이국적 풍경이 펼쳐진다. 좁은 골목에 일식집과 일본식

주점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 그중에도 미타스는 수준급 일본 요리에 술잔을 기울이며 두런두런 이야기하기 좋은 동네 술집으로 입소문이 났다. 일곱 가지 해산물을 담은 ‘모듬 사시미’가 대표 메뉴. 감칠맛을 극대화한 숙성회와 찜이나 절임 등 다양한 조리법으로 만든 해산물로 구성해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다. 겨울에는 얇게 저민 이베리코 흑돼지를 가쓰오부시 국물에 데쳐 먹는 ‘가고시마 부따 샤브’도 괜찮다. 사케부터 일본식 소주와 리큐르까지 주류 리스트도 훌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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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듬 사시미 4만 원, 사케 1만5,000원부터, 6pm~1am, 일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mitasu_seoul




6. 헬카페 스피리터스

DSC03225.JPG 낮에는 커피, 밤에는 칵테일을 판매하는 헬카페 스피리터스. ⓒ 문지연
바리스타가 만든 즉시 마셔야 풍성한 우유 거품이 입안 가득 채우는 헬라테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 문지연

허름한 맨션 2층 오른쪽 복도 끝. 짙은 색 나무 문을 열자 신세계가 펼쳐진다. 한쪽 벽을 빼곡하게 메운 술병, 볼륨을 높인 클래식 음악 그리고 차분하고 중후한 분위기. 보광동의 헬카페 로스터즈와 달리 낮에는 카페, 밤에는 바로 변모하는 헬카페 스피리터스다. 이곳에서 선보이는 헬라테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바리스타가 그 자리에서 스팀 밀크를 부어 라테를 완성한 뒤 바로 1모금 마시길 권하는 것. 이때 입술에 닿은 조밀한 거품과 향이 진한 커피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순간을 만끽할 수 있다. 칵테일과 고급 주류를 내는 밤에는 맥캘란 레어캐스크를 베이스로 한 시그너처 칵테일 ‘롤스로이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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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라테 9,000원, 9am~2am, 주말 · 공휴일 11am부터, 070 7612 4687.







DSC03242_수정.jpg 헬카페 스피리터스의 임성은 대표 ⓒ 문지연


LOCAL’S TIP


헬카페 스피리터스의 임성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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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리터스는 세상에 현존하는 술 중 알코올 도수가 가장 높은 술이에요. ‘헬카페’라는 이름을 유지하면서 바의 정체성을 담기에 이만한 이름이 없었죠. 보광동에 문을 연 1호점이 생각보다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잠시 휴식이 필요했습니다. 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차분하게 이어갈 곳을 찾다가 이촌동을 알게 되었어요. 이곳은 마치 도심 속 섬 같아요. 오래된 동네 풍경이 생경할뿐더러 수십 년째 일본인이 모여 사는 지역이라는 점도 특이했죠. 조용하고 가족적인 분위기에 끌려 이 골목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동네의 일원이 되어 오랫동안 늘 같은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싶어요. 이촌로는 미식 여행을 즐기기에도 제격입니다. 데이트 코스로는 어떤 메뉴를 시켜도 수준급 퓨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수퍼판’을, 간단한 식사는 다양한 일식을 합리적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미타니야’를 추천해요."




7. 더보

DSC03564_수정.jpg 블랙 컬러로 세련되고 모던하게 인테리어한 내부. ⓒ 문지연
돼지고기에 안초비로 만든 짭쪼름한 크림 소스를 곁들여 감칠맛을 살린 본 인 폭찹. ⓒ 문지연

술과 음식, 둘 다 놓칠 수 없다면 더보로 향하자. 이곳은 와인, 위스키, 맥주 등 각종 술과 페어링하기 좋은 이탈리아 요리를 선보이는 다이닝 바. 흔히 맛볼 수 없는 이탈리아 정통 요리 중에서 익숙하면서도 이국적인 요리를 선별해 차근차근 소개하고 있다. 대표 메뉴는 ‘본 인 폭찹’. 뼈에 붙은 돼지고기를 노릇하게 구운 뒤, 안초비와 마늘을 넣은 크림소스를 곁들였다. 고소하고 짭조름해 그야말로 술을 부르는 맛. 파스타도 놓치면 섭섭할 만큼 훌륭하다. 겨울 별미로 생굴을 활용한 굴 링귀네 파스타를 추천한다고. 이탈리아산 수제 맥주와 증류주인 그라파 등 독특한 주류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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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 폭찹 2만7,000원, 와인 1만2,000원부터, 4pm~1am, 일요일 휴무, 02 790 3060, 인스타그램 @thebo_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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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NER’S PICK

“이탈리아식 육회인 비프 카르파치오를 추천합니다. 무항생제 1등급 한우를 사용해 종잇장만큼 얇게 저민 고기 위에 파르메산 치즈, 어린잎, 레몬 소스를 곁들인 요리죠. 상큼하고 가벼워 어떤 주류에도 잘 어울려요.” by 더보의 김보현 대표



글. 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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