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모습을 고스란히 지닌 대지. 수려한 산맥이 이어지고, 강과 숲, 빙하가 야생 그대로의 자연을 보여주는 땅. 캐나다 북서부의 노스웨스트 준주와 미국 알래스카 사이에 자리 잡은 유콘 준주에 서식하는 무스, 순록, 늑대, 곰 등 거대 포유류는 약 25만 마리. 유콘 준주 어디에서든 울창한 숲의 나무만큼 다양한 야생동물과 마주칠 수 있다는 얘기다. 여름의 유콘은 해가 지지 않는 백야 현상으로 유명하다. 하루에 어두워지는 시기가 3시간 남짓으로, 밤 12시가 될 때까지 온 사방이 새하얗다. 또 여름에는 영상 15도의 청명하고 서늘한 날씨가 이어져 쾌적한 휴가 여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유콘의 대자연에서 카누, 하이킹, 캠핑 등 모험을 즐기면서 태초의 자연이 내뿜는 숭고한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받아들이자.
세계 10대 열차 코스 중 하나로 꼽히는 화이트 패스 앤 유콘 루트(White Pass & Yukon Route)에 탑승해 유콘 준주부터 알래스카의 스캐그웨이(Skagway)까지 108킬로미터에 이르는 긴 기차 여행을 떠나보자. 1898년에 개통한 이 역사적 철도는 당시 화강암 산, 급경사, 절벽, 날씨 같은 혹독하고 도전적인 기후와 지형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겼지만, 이를 극복하고 26개월 만에 완성했다. 기차가 달리는 동안 끝없이 펼쳐지는 협곡, 수많은 호수 등 환상적인 모습을 통해 살아 있는 자연이란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다. 연간 40만 명이 넘는 승객을 태울 만큼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열차는 총 세 가지 코스로 운행한다. 스캐그웨이와 유콘 준주의 카크로스(Carcross)를 연결하는 코스와 스캐그웨이와 화이트 패스 정상을 잇는 코스, 화이트패스 정상을 지나 프레이져 미도우(Fraser Meadows)까지 오가는 코스 중 선택 가능하다. 올해는 프레이져 미도우로 향하는 열차를 운행하지 않으니 주의하자. 열차는 5월 23일부터 9월 9일까지 운행한다. 편도 89캐나다달러부터, wpyr.com
1년 중 낮이 가장 긴 하지에 맞춰 보레알 익스플로러(Boréale Explorer)가 운영하는 ‘밤을 잊은’ 하지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자. 자전거로 이동하며 유콘 준주의 자연과 문화를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친환경 텐트 숙소 유르트(yurt)에서 숙박하며, 매일 다양한 액티비티가 기다린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클루아니 국립공원(Kluane National Park)으로 하이킹을 떠나거나, 골드러시의 역사를 품은 유콘강에서 카누를 탈 수도 있다. 그리고 하루 일정이 끝날 무렵 야생 크랜베리, 엘크, 북극곤들메기 등으로 신선한 요리를 만들어보자. 밤을 새워 자전거를 타다가 졸음이 쏟아질 때 유르트로 돌아가 한밤중 빛나는 태양 아래 잠시 눈을 붙이는 이도 있다. 유콘 서머 솔스티스 트립(Yukon Summer Solstice Trip)은 6일짜리 자전거 여행 패키지로 6월 25일부터 30일까지 운영한다. 유콘 서머 솔스티스 트립 1,350캐나다달러, be-yukon.com
원주민이나 허드슨 베이(Hudson Bay)의 모피 무역상, 골드러시 시절 개척자처럼 유콘강을 체험해보자. 루비 레인지 어드벤처(Ruby Range Adventures)의 투어에 참여하면 카누를 타고 캐나다 국경 지대를 이동하며 원주민의 전통문화와 북부 자연의 생생한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다. 카누에 몸을 싣고 유콘 준주 전문 가이드가 이끄는 그룹과 함께 약 3주간 긴 여행을 떠나는데, 한밤중의 태양이 길을 비추며, 북극해와 강이 만나는 700킬로미터의 여정이 기다릴 것이다. 3만 년의 인류 역사와 클론다이크의 경이로운 역사 속으로 떠나보자. ‘Lake Laberge to Dawson City’ 투어 프로그램은 매년 6월부터 9월까지 20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20일 투어 프로그램 2,985캐나다달러, rubyrange.com
화이트호스 북서쪽에 있는 유콘 야생동물 보호구역(Yukon Wildlife Preserve)로 향하면 2.6제곱킬로미터가 넘는 대자연 속에서 10여 종의 북방 포유류를 만날 수 있다. 보호구역에서는 방문객을 위한 워킹 투어와 가이드 버스 투어를 운영한다. 2.5킬로미터 코스와 5킬로미터 코스로 나뉜 워킹 투어에 참가하면 트레일 가이드와 지도를 지참하고 도보 루트를 따라 야생동물을 찾아간다. 좀 더 안락하게 동물을 관찰하고 싶다면 5킬로미터 구간을 운행하는 가이드 버스 투어를 신청하자. 차량으로 이동하는 도중 야생동물이 등장하면 하차해서 관찰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투어는 약 75분~90분 소요되며, 영어 해설도 제공한다. 워킹 투어 15캐나다달러, 가이드 버스 투어 22캐나다달러, yukonwildlife.ca
캐슬린 레이크(Kathleen Lake)는 클루아니 국립공원에서 유일하게 캠핑과 피크닉을 허용하는 호수다. 헤인스 정션(Haines Junction) 남쪽으로 약 20분 거리에 떨어져 있다. 35제곱킬로미터 면적의 호수 일대에는 39곳의 캠핑장이 갖춰져 있다. 바닥까지 보일 만큼 투명한 호수에는 코카니 연어가 서식한다고. 캐슬린 레이크에서는 별도의 허가 없이 카누와 카약을 탈 수 있고, 차가운 수온을 견딜 수만 있다면 수영을 해도 된다. 캠핑장은 5월부터 9월 중순까지 운영한다. pc.gc.ca/en/pn-np/yt/kluane/visit/services/kathleen
화이트호스 남쪽으로 약 86킬로미터 떨어진 카크로스(Carcorss)에서는 19세기 말 알래스카와 유콘에 성행했던 골드러시의 흔적이 여럿 남아 있다. 물론 오늘날에는 광부 대신 카크로스 사막에서 샌드보드를 타거나 베넷 호수(Bennett Lake)에서 낚시를 즐기려는 여행자가 모이지만 말이다. 여전히 19세기 말에 세운 건물과 철도 등이 남아 있고 기념품점에는 근처 광산에서 캔 금광석 조각을 판매한다. 카크로스는 ‘카리부 크로스’의 줄임말로 유콘의 카리부 떼가 1년에 두 번 이곳을 지나치는 것에서 지명이 유래했다. 이곳에는 면적이 2.6제곱 킬로미터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사막도 유명하다. 약 11만 년 전 빙하호가 있던 자리에 얼음이 녹으면서 호수 바닥이 그대로 드러났고, 근방 베넷 호수의 모래가 쌓이면서 카크로스 사막(Carcorss Dunes)을 형성했다. 다른 지역과 상반된 형성 과정 덕분에 독특한 식물군이 서식한다. 근래에는 샌드보딩 등 액티비티 투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destinationcarcross.ca
알버타주에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가 있다면 유콘 준주에는 에메랄드 레이크(Emerald Lake)가 있다. 에메랄드 레이크는 화이트호스와 카크로스를 잇는 클론다이크 하이웨이(Klondike Highway) 중간에 위치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도중 호수를 감상하기 좋은 전망 포인트에서 잠시 쉬어가보자. 에메랄드 레이크는 유난히 청록빛을 띠는데, 이는 얕은 호수 바닥의 침전물과 점토 그리고 탄산칼슘이 햇빛에 반사되기 때문. 특히 여름에는 호수의 저산소 현상으로 호수의 색감이 한층 선명해진다. 호수에서는 패들보드, 카누, 카약 등 다양한 수상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spiritlakeyukon.com/emeraldlake.html
유콘 준주 하이라이트 5일 여행 코스 keepexploring.kr/mosaic/travel/tView/yk1
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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