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착한 커피 BEST 4
착한 커피가 맛도 좋다.
공정 무역 원두와 유기농 식자재를
사용하는 카페를 찾았다.
1. 유기농카페
장미 향을 물씬 풍기는 핑크라테는 어느 계절에 마셔도 좋을 음료다. 예쁘면서 맛나다. 길쭉하고 멋스러운 머그에 담아내는 아메리카노와 투박한 말차스콘은 은근히 조화롭다.
유기농카페에서 선보이는 핑크라테. © 김정열한 청년이 직장을 그만두고 농사를 짓는 부모님이 사는 촌 동네로 돌아왔다. 그는 아버지가 농사짓는 밭 옆에 카페를 열었다. 그 카페가 추운 겨울을 날 수 있으리라는 신념과 확신을 가지고서. 동네에서 생산하는 유기농 로컬 푸드로 음료와 먹거리를 만들며, 공정 무역 생두를 골라 로스터에게 의뢰하여 볶아온다. 청년의 꿈은 야무지다. 얼마 전 카페 옆의 밭을 임대하여 유채꽃 씨앗을 뿌렸다. 봄비가 한두 차례 내린 후에는 노란꽃이 하늘거리는 풍경이 손님을 맞을 것이다. 카페가 등지고 있는 지내저수지를 바라보며 커피 1잔을 마실 수도 있겠지 싶다.
>> 010 4686 3375,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지내고탄로 184.
2. 커피와공작소
아인슈페너 1잔과 프렌치 스콘을 입안에서 녹여 먹는 재미가 있다. 카페의 실내를 채우는 캘리그래피도 볼거리다.
의정부 커피와공작소. © 김정열카페를 찾아 의정부로 향한 적은 없었다. 공정 무역 커피를 맛나게 내려준다는 소문을 듣지 못했다면 아마도 인연을 맺지 못했을 것이다. 경기도청북부청사역 1번 출구 건너편에 자리한 이 작은 카페는 몇 년째 선전하는 중이다. 공정 무역 커피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커피에 대한 열정과 함께 나누려는 신념이 없었다면 벌써 그만두었을 텐데, 단골을 확보하며 몇 년째 잘 유지하는 것을 보면 분명 커피 맛이 비결이리라. 백색소음이 적당하게 들어간 음악이 작은 공간을 채우며 좁은 테이블 간격의 부담을 덜어준다.
>> 031 853 5574, 경기도 의정부시 장곡로 626.
3. 공정무역가게 지구마을
카페에서 내준 콜드브루 라테는 그 맛이 일품이다. 진한 맛과 어우러지는 고소함이 시원한 목 넘김을 선물한다.
공정무역가게 지구마을. © 김정열서울시청 지하에 자리한 공정 무역 콘셉트의 카페. 시청을 찾는 민원인은 물론이고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 공정 무역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이까지 고객층이 다양하다. 그만큼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얘기. 카페는 물론이고 다양한 공정 무역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작은 상점도 두었다. 지구 반대편, 나미비아 빈민과 장애인을 위한 공동체 펜두카(Penduka)에서 만든 면직 제품은 정감 있다. 아름다운 소비를 촉진하는, 의미 있는 제품을 둘러보며 공정 무역의 가치를 고민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 02 720 8604, 서울 중구 세종대로 110 서울특별시청시민청 지하 1층.
4. 마카조은
계피 향이 물씬 풍기는 계피사과차는 유기농 과일로 담근 사과절임을 넣어 풍미가 좋다. 설콩 실장님이 내려주는 핸드 드립도 훌륭하다.
강릉 마카조은. © 김정열카페의 고장 강릉에는 600여 개의 카페가 숨어 있다. 그 틈에서 살아남으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목 좋은 곳에 위치하고, 홍보를 열심히 하고, 커피나 부자재의 단가를 낮추는 것. 마카조은은 정확히 그 반대 지점에 있다. 토성로는 카페가 자리하기엔 목이 좋은 곳이 아니다. 더구나 원가가 비싼 공정 무역, 그것도 유기농 제품으로만 음료와 먹거리를 만드니 버티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그런 마카조은이 6년째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뒤에는 모두에게(마카) 좋은(조은) 카페가 되려는 소망과 탄탄한 커피 실력이 있다.
>> 033 655 6820, 강원도 강릉시 토성로 118.
카페 전문 작가이자 카페이스트인 김정열은 카페 투어의 교과서와 같은 책 <커피 수첩>(대원사, 1만4,000원)을 펴냈다. 지금도 어딘가의 골목길과 카페를 여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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